북한이 이례적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15일)을 앞두고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군사훈련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67대연합부대의 종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어 "각종 지상포들이 목표물에 대한 강력한 화력타격을 개시했으며 쏟아지는 불소나기로 적진은 불바다로 변했다"고 전해 이번 훈련이 실사격 화력시범이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을 전후로 군부대를 시찰한 적이 종종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민간 인사까지 대거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참관한 경우는 흔치 않다.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은 태양절이 지나고 인민군 창건일인 4월25일쯤 이뤄지는 게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이번 훈련은 내부결속을 겸한 대외적인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이날 준공식을 가진 김일성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에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친필명제를 보냈다. 주체적인 생각을 갖고 다른 나라의 우수한 것을 받아들이란 의미로, 최근 경제회생을 위한 외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김정일식 세계화'에 대한 강조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또 이날 대대적인 군 장성급 인사를 단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98회 생일을 맞아 '조선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명령 제0045호'를 하달해 총 100명의 군 장성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군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 겸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인 우동측 상장(남한의 중장에 해당)이 대장으로 승진한 점이다. 우 수석부부장은 지난해 4월 군 장성 인사 때 중장(남한의 소장)에서 상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진급해 김 위원장의 최측근임을 입증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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