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퇴를 선언한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거론돼 백악관이 부랴부랴 부인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미 상원 사법위원회 소속의 오린 해치(공화당) 의원은 12일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후임 대법관 후보들을 언급하면서 "오늘 클린턴 국무장관의 이름을 들었다"며 "후보군 조합에서 아주 흥미로운 인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인물이 대법관 후보로 적당한지는 예단하지는 않겠다"면서 "클린턴 장관은 민주당을 위해서는 물론, 국무장관 직책을 갖고도 일을 훌륭히 해 왔기 때문에 (공화당 소속이지만)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클린턴 장관의 '대법관 기용설'이 계속 떠도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5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승리를 앞두고 있던 버락 오바마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경선 라이벌이었던 클린턴을 연방대법관에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클린턴이 오바마 행정부에 참여하기 보다는 대법관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그의 위상이나 오바마와의 경쟁관계를 볼 때 더 적당하다는 것이 근거였다. 또 2012년 대선에서 클린턴의 대도전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카드도 된다.
그러나 해치 의원의 발언에 백악관이 바로 부인하면서 '클린턴 대법관' 기용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 직책에 계속 머물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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