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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MVP 전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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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MVP 전주원

입력
2010.04.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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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대 따라갈 수 없죠."(안산 신한은행 최윤아)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믿음이 간다."(임달식 신한은행 감독)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가장 이상적인 농구 선수다."(박건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대표팀 감독을 꿈꾸다

2009~10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전주원(38∙신한은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전주원은 이처럼 한국 여자 농구 전설의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오후 전주원을 만났다. 은퇴시기가 가장 궁금했다. 그는 아직 물러날 때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은퇴 뒤 계획은 뚜렷했다. 전주원은 "지도자가 꿈이죠. 코치생활을 오래하고 싶어요. 아직은 보는 농구에 익숙지 않아요. 그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밝혔다. 내심 최종 목표를 대표팀 감독에 두는 분위기다.

열정으로 시련을 이겨내다

부상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전주원은 올 2월18일 왼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나이와 몸 상태를 고려하면 더 이상 코트에 서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수술 사실조차 숨기고 재활을 거쳐 경기에 나섰다.

전주원은 "제가 생각해도 미쳤죠. 사실 신한은행이 우승하는데 제가 안 뛰어도 아무 지장 없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해야 할 몫은 꼭 하고 싶었어요. 농구에 대한 열정이 너무 지나쳤죠"라고 말했다.

담당 의사도 전주원의 열정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후문이다. 지금도 무릎이 아파 일상생활 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 이런 독기가 서울 갈현동과 명일동을 오가던 '농구 유학생'을 국가대표팀 감독을 꿈꾸는 여자 농구의 전설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아직은 은퇴할 때 아니다

전주원은 서울 선일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공을 처음 만졌다. 농구경력만 27년째. 선일여고 3학년 시절 나고야 주니어 아시아농구선수권(ABC)대회서 조국에 10년 만에 우승컵을 안기며 간판 가드로 떠올랐다. 1990년 당시 최고 몸값인 1억5,000만원에 현대산업개발에 입단한 뒤 92년 ABC대회, 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게임, 99년 시즈오카 ABC대회에서도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4강신화를 이루며 한국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전주원은 "시드니올림픽이 가장 기억이 남아요. 그 때는 제 플레이가 맘에 들었어요"라며 웃었다. 그는 특히 시드니에서 여자농구 올림픽 출전 사상 첫 트리플 더블 기록도 세웠다.

전주원은 "예전엔 힘들어도 물만 먹고 낮잠만 자도 개운해졌는데, 지금은 다르잖아요"라면서 "시즌 준비가 너무 힘들고 주전에서 밀리게 되면 그때 정말 은퇴를 결심하겠죠. 지금은 코트에서 자신이 있으니까 뛰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 1년 계약을 했다고 나왔는데 아직은 확정된 게 없어요. 길어야 1, 2년이라는 말이 잘못 전달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마흔이 내일 모레인 전주원은 아직도 신한은행의 주전 가드다. 여자 농구의 미래를 놓고볼때는 안 좋은 선례다. 전주원은 "저변 문제라고 생각한다. 매우 안타깝다"며 "여자농구가 인기를 되찾으려면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가 더욱 자주 이뤄져야 한다. 그게 프로다"라고 힘줘 말했다.

'빵점 엄마'지만 자랑스럽다

완벽한 '농구선수 전주원'도 코트를 벗어나면 어설프다. 딸의 알림장을 챙겨줘야 할 시간에 슛 연습에 몰두했으니 당연할 수밖에. 전주원은 "당연히 빵점 짜리 엄마죠. 농구에 '100'을 투자하니 아이한테 미안한 게 한 두 가지겠어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전주원의 미니홈피에는'늘 내가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적혀 있다. 여자 농구대표팀감독도 좋지만 오늘 일이 먼저다. 전주원은 "우선 2, 3일 잠만 자려고요. 놀아본 사람이 잘 놀죠. 농구만 했는데 뭘 알겠어요"라고 말했다.

전주원의 외모 중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인중에 있는 '점'이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함께 해온 점이지만, 제2의 인생에선 과감히 버린단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데요. 선수 때는 복점이니까 놔두고요. 점은 은퇴하면 꼭 뺄 겁니다."

●전주원 프로필

▲출생=1972년 11월15일 서울 ▲가족=정 영렬(40), 정수빈(6) ▲체격=176㎝, 67㎏ ▲혈액형=A ▲학력=선일초-선일여중-선일여고 ▲경력=현대산업개발 (1990년 입단)-신한은행(2004년) ▲주량=맥주 한잔 ▲종교=불교 ▲자 신이 본 최고의 농구선수=정선민 ▲좌우명=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징크스=경기 2시간 전 샤워 ▲감명 깊었던 책=하늘 호수로 떠 난 여행(류시화 저)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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