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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외압논란 靑개입설에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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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외압논란 靑개입설에 재점화

입력
2010.04.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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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토론회 개최 합의에 따라 진정 국면에 들어선 듯하던 봉은사 갈등이 명진 스님의 청와대 개입설 발언으로 다시 심화되고 있다.

명진 스님은 11일 일요법회에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봉은사 직영사찰화 개입을 밝힌 김영국씨의 기자회견(3월 23일)을 막기 위해 '선거법 위반으로 걸린 것을 사면해 줄테니 기자회견을 말라'고 회유했고 김씨가 이를 거부하자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대선 막바지 중앙종회 의장으로 힐튼호텔에서 이명박 후보를 만나 대통령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자며 건배사를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자승 스님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10여분간 독대하면서 봉은사 직영 문제를 이야기한 것 아니냐" "봉은사 직영 전환이 종무회의 안건으로 채택된 3월 3일 기획실장 원담 스님이 청와대를 다녀왔다"며 총무원을 겨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이동관 수석은 12일 이에 대해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수석은 "김영국씨와는 면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명진 스님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명진 스님에 대해 "종교지도자로서 허위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명진 스님이 공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명진 스님의 발언 후 성명을 내고 "원담 스님은 3월 3일 청와대에 가지 않았고 강북삼성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지난해 12월 15일 자승 스님의 대통령 독대에서 봉은사 문제를 다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으며, 자승 스님은 지난 대선 시기에 힐튼호텔에서 이명박 후보와 만난 사실이 없고 어떤 자리에서도 건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종단은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이었으나 탈종까지 운운하고 일방적 비방을 일삼는 명진 주지와 이를 부추기는 외부 세력의 행위는 더 이상의 인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무원이 종단 소속 스님을 '스님'이 아니라 '주지'라 부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봉은사는 12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 수석은 명진 스님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각 고소하기 바란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총무원에 대해서도 "명진 스님의 발언이 허위 사실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입증된 사실을 근거로 법적 대응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17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4대강 살림 수륙대재'에 참석한 후 한나라당사를 찾아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날 계획도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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