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 목을 매는 프로스포츠에는 무시할 수 없는‘미신’이 존재한다. 이른바 징크스다.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12일(한국시간) ‘축구미신 10선’을 통해 선수들을 울리고 웃기는 기상천외한 미신들을 소개했다.
가장 특이한 경우는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과 대표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골키퍼 세르지오 코이코체아의 징크스다. 그는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선정되면 반드시 골대 근처에서 소변을 보며 긴장감을 ‘방출’로 해결하는 특이한 미신을 갖고 있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2차례나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던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급할 때 아무 곳에서나 방사(放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나는 매우 교활했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볼 일을 봤다”고 태연하게 ‘치부’를 밝혔다.
잉글랜드의 공격수 저메인 데포(토트넘)는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민머리를 선호한다. 그는 경기 직전에 면도기로 머리를 민다. 데포는 반짝거리는 머리를 유지해야만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보비 무어는 유니폼 입는 순서에 민감했다. 그는 팀 선수들이 모두 하의를 입고 난 뒤 마지막으로 반바지를 착용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렸다. 팀 동료였던 마르틴 피터스는 무어가 소변이 급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유니폼 하의를 끌어올릴 때까지 눈치만 보다가 반바지를 내렸던 웃지 못할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3부리그 허덜스필드 타운FC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말빈 카마라는 여전히 동심에 젖어있다. 그는 경기 전에 1971년 작품인 ‘초콜릿 공장’이라는 영화를 봐야만 기분이 좋아져 게임을 잘 풀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미신은 선수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사령탑들의 미신도 천태만상이다.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팀의 페널티킥 장면을 보지 못한다. “멍청하다”고 스스로 밝힌 브루스 감독이지만 여전히 이 미신을 숭배하고 있다.
반면 닐 워녹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은 신호등 미신을 신봉한다. 그는 연승을 달릴 때면 반드시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선다. 설사 신호등이 파란불이라도 결코 발걸음을 떼지 않는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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