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와 이들로부터 권좌에서 쫓겨나 도망중인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11일 각각 '무력충돌'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7일 대대적 반정부시위 끝에 야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바키예프 대통령이 도피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던 키르기스 정국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바키예프 대통령은 도피처인 키르기스 남부 잘랄라바드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체포하려 시도한다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나를 제거하려고 무력을 쓴다면 주변 사람들이 이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정부 수립에도 불구,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해온 그는 "당장 유엔평화유지군이 와야 하며 유혈사태 진상조사를 위한 국제위원회도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도정부 부대표인 오무르벡 테케바예프 전 국회의장은 이날 국영 라디오방송에 출연, "바키예프가 현 상황을 불안정하게 몰아간다면 과도정부는 바로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바키예프는 당장 사임하고 이를 국민에 공표하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양측은 실제 내전 상황의 촉발을 우려한 듯,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도 협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바키예프는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며, 로자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수반측도 "그에겐 아직 면책특권이 있다"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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