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8년 만에 처음으로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한 돼지까지 감염됨으로써 사태 확산이 우려된다. 정부는 구제역으로는 사상 처음 '경계' 경보를 발령하고, 예방적 살처분 범위도 반경 3㎞로 확대했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9일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데 이어 주말에 추가로 강화군 4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구제역 발생 농가는 모두 5곳에 달한다.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한우 농가 4곳은 모두 최초 발생 농가와 같은 지역인 강화군 선원면의 농가들로 위험지역(반경 3㎞) 내에 속하는 곳이다. 반면 강화군 불은면의 돼지 농가 1곳은 최초 발생 농장에서 3.5㎞ 떨어져있어, 이번 구제역은 사실상 위험지역을 넘어 경계지역(반경 3~10㎞)으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돼지는 호흡기를 통해 뿜어내는 바이러스가 많아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소 100배, 높게는 3,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돼지 농가에서까지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 발령했다. 구제역 경계 발령이 내려진 건 사상 처음으로, 관계부처 협조체제를 가동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제역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게 된다.
예방적 살처분 범위도 종전 발생 농가 주변 반경 500m에서 반경 3㎞로 확대했다. 소ㆍ돼지를 불문하고 모든 우제류(발굽이 2개인 동물)에 대해 일률적으로 살처분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처분 대상은 140개 농가로 소 5,700마리, 돼지 1만8,800마리 등 총 2만5,800마리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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