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넥센-SK전을 제외한 3경기가 연장 승부. 29년 역사상 3경기 연장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역대 국내프로야구에서 4월9일은 ‘최대 혈투의 날’로 기억될 만했다. 하루 무승부 2경기도 2004년 6월13일 이후 처음이었다.
연장전 승리의 짜릿한 맛은 삼성만의 차지였다. 삼성은 대구 KIA전 연장 12회말 1사 1ㆍ2루에서 상대 2루수 안치홍의 1루 송구 실책 때 2루 주자 허승민이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어 결승점을 뽑았다. 6-5 승리로 8승(3패)째. 전날 끝내기 폭투로 승리를 챙긴 삼성은 이틀 연속 행운이 깃든 승리로 5연승을 달렸다.
가장 극적인 승부는 부산에서 나왔다. 꼴찌 한화는 롯데를 상대로 8점차 열세를 뒤집는 드라마를 쓰면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15-14로 이겼다. 3-11로 뒤지던 한화는 5~7회초 각각 1점, 2점, 2점씩을 뽑은 뒤 8회 2사 후 대거 6점을 뽑아 14-12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8회말 2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지만 12회초 이여상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두 팀은 합계 51안타(한화 27개, 롯데 24개)를 때려 역대 한 경기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5월15일 목동 히어로즈(현 넥센)-LG전이었다. 당시 LG가 25개의 안타를 쳤고, 히어로즈는 15안타를 때렸다.
잠실에서는 두산과 LG가 7-7로 비겼다. 올시즌 첫 무승부.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린 두산은 잔루를 14개나 남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선수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선수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나란히 입맛을 다셨다.
유일하게 정규이닝으로 경기가 마무리된 목동에서는 SK가 넥센을 4-1로 제압, 방문경기 13연승에 목동 4연승 행진을 계속했다. 2연승으로 시즌 6승(4패)째. SK 선발 카도쿠라는 6과3분의1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다승 공동 선두(3승ㆍ두산 히메네스)로 올라섰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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