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2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어제 출국했다. 47개국 정상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핵 테러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최초의 정상회의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여건 조성과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강화 측면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G20 무대에서처럼 또 한 번 우리의 외교역량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회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주창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의 실천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주 핵무기 사용을 대폭 제한한 핵태세 검토보고서(NPR)를 발표한 데 이어 러시아와 새로운 전략핵무기 감축조약에 서명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작은 발걸음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테러집단이 핵무기와 핵물질을 탈취하거나 불법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예방조치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핵 개발을 추구하면서 핵 기술 및 핵물질 거래 의혹을 받는 북한에는 강력한 경고와 압력이 될 것이다.
원자력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거의 유일한 에너지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확대는 불가피기한 추세다. 핵안보 정상회의는 이런 추세에 맞춰 핵 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여건과 기반을 조성한다는 의미도 크다. 세계 5위 원전 운영국인 우리나라는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원자력을 이용하는 제도와 체제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설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책임 있는 원자력 이용을 강조하고 우리의 선진적 원자력 발전소 운영 시스템을 적극 홍보한다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체제와 기반 강화는 북한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핵무기만 분명하게 포기한다면 경수로 건설 등의 길이 보다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여전히 선제 핵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미국의 새 핵정책에 반발, "각종 핵무기를 늘리고 현대화할 것"이라고 어기댈 게 아니다. 세계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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