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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처분 받고 '바른 소년' 으로… "엄마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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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처분 받고 '바른 소년' 으로… "엄마야 미안해"

입력
2010.04.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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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 학급 반장이 된 김영민(15ㆍ가명)군은 요즘 며칠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때문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7시면 어김없이 갔던 킥복싱 체육관에도 잠시 발길을 끊었다. 김군은 "반장이기도 하고, 현재 반에서 15등 내외인 성적을 10등 내로 끌어올리고 싶어서"라고 했다.

누가 봐도 모범생인 김군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2년 전만해도 김군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비행청소년이었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던 김군의 어머니는 이혼 후 밤 늦게까지 생업인 식당을 운영하느라 바빴고, 고등학생 누나는 학업과 연예활동을 하느라 동생을 챙길 시간이 없었다. 그런 김군에게 학교를 자퇴한 동년배 친구와 형들이 접근했다. 이들은 17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어려서부터 태권도와 킥복싱으로 단련된 체격을 갖춘 김군을 비행에 끌어들였다.

결국 김군은 범죄를 저질러 지난해 8월 서울가정법원의 '보호처분 1호' 결정을 받았다. 이는 6개월간 보호자 또는 자원보호자의 집중 교정,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결정인데, 10호(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있는 보호처분 중 처벌 강도가 가장 낮은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공보판사는 "소년재판의 경우는 일반 형사재판과 달리 범죄 내용이 얼마나 불량한지 보다는 향후 (개선될) 가능성을 보고 보호처분 결정을 한다"며 "영민군은 과거의 행동을 반성하고 인성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자원보호자 경력 15년 차인 육대형(56)씨는 "보통 보호처분을 받은 학생은 부모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데 영민이는 달랐다"며 "월 1~2회 만남, 주 1~2회 통화, 그리고 일기장을 통해 어머니와의 갈등, 학교생활의 어려움 등 사춘기 시절의 고민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물론 순탄치는 않았다. 김군은 "처음 육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낯선 사람이라 겁이 났고 무서웠다"며 "더군다나 공부도 새로 해야 하고, 아버지의 빈자리가 커서 보호처분을 받은 1~2개월은 힘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가족과 육씨의 도움으로 김군은 '바른생활 소년'으로 탈바꿈했다. 어머니와 누나는 김군을 위해 이사를 했고, 육씨는 자원보호자의 역할이 공식적으로 끝난 지난 2월 이후에도 수시로 김군과 대화를 하며 아버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김군은 "범죄소탕을 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며 "공부도, 킥복싱도 모두 그 꿈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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