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수문장 맞대결에서 정성룡(25.성남)이 이운재(37. 수원)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정성룡이 골문을 지킨 성남 일화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이운재가 문전을 지킨 수원 삼성을 2-1로 꺾었다. 성남은 이날 승리로 3승 3무(승점 12)로 2위로 도약했고 3연패에 빠진 수원은 2승 4패(승점 6)로 제자리 걸음을 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일 서울과의 라이벌전(1-3 패)에서 자존심을 구겼던 이운재는 두 골을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운재의 고개를 떨구게 한 이는 무명 신인 조재철이었다.
연세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성남에 지명돼 올해 입단한 조재철은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 전반 8분과 23분 잇달아 수원 골 네트를 갈랐다. 전반 8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한 라돈치치가 깔아준 크로스를 반대편 골지역에서 오른발로 마무리,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조재철은 전반 23분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몰리나가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슛,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운재는 비록 두 골을 허용했지만 지난 서울전에 비해서는 나아진 몸놀림을 선보였다. 두 차례의 실점 모두 수비수의 실책으로 비롯된 것으로 이운재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김현태 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두 골 모두 골키퍼로서 막기 힘든 것이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서울전에 비해서는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운재의 활약을 평가했다. 김 코치는 "이운재가 최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의 경험과 무게감은 대표팀에 소중한 재산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이운재를 감쌌다. 이운재는 올 시즌 6차례 나선 K리그 경기에서 14골을 허용하는 부진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반면 정성룡은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후반 35분 맞은 실점 위기에서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정성룡은 후반 27분 수비수와 사인이 맞지 않아 부딪히면서 하태균에게 만회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40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는 하태균의 돌파를 저지한 데 이어 아크 정면에서 김대의의 슈팅을 막아내며 2-1 승리를 지켜냈다.
김현태 코치는 "올시즌 들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진에 빠진 이운재가 기량을 회복하는데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정성룡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전북은 원정 경기에서 포항과 3-3으로 비겼다. 시즌 3호골을 터트린 이동국은 최근 4경기(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포함)연속 골을 터트리며 수직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수원=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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