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실낱 같은 기대마저 사라졌다. 7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 김태석(37) 상사의 시신이 도착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유족들과 함께 오열했다. 한편으론 "저렇게라도 꼭 돌아왔으면…"하는 한숨 섞인 목소리마저 들렸다.
앞서 이날 오전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본 실종자 가족 200여명은 반가움과 슬픔이 교차하는 듯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실종자 가족 대부분은 "내 자식, 남편이 저 자리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고 아파했다.
하지만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 역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생존 장병들이 한결같이 사고 직전 상황에 대해 "정상근무를 했고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일관하자 "말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박경수 중사의 부인은 "박연수 대위가 사고 당시 함 내 모니터에서 21시24분을 확인했다던데 캄캄해진 상황에서 시간을 어떻게 정확히 볼 수 있었느냐"며 "기자회견이 마치 각본대로 움직인 것 같았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한 "최원일 함장을 비롯해 그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생존장병의 아픈 심정을 헤아리는 분위기였다. 차균석 하사의 동생은 "그들도 많이 힘들 것"이라며 "차후 면담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하나라도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실종자 가족들과 생존장병들의 첫 면담이 추진됐으나 주말로 미뤄졌다. 실종자 가족 대표는 "생존장병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것 같고 실종자 가족 내부적으로도 면담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군 당국과 언론개입 없이 솔직한 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평택=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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