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시민 제보로 경찰에 붙잡힌 국내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두목 이강환(67)씨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씨에 대해 두 차례나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를 지휘해 온 검찰이 돌연 보완수사를 지시한 부분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히려 이씨가 피해자라는 주장과 함께 경찰이 검거에 급급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8일 이씨에 대해 금품갈취 혐의(상습공갈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해 이날 오전 2시께 석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 6월부터 2007년 3월까지 13회에 걸쳐 중소기업 대표 A(특가법 혐의 구속 중)씨를 협박해 4억여원을 빼앗고 조직원을 동원해 수차례 납치,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경찰 수사기록만으로는 혐의가 확실치 않은 데다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공소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보완수사토록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에 ▦어음 갈취 경위 ▦투자금 10억원의 정확한 출처 ▦폭행교사의 직접 연관성 여부 ▦투자금 이자로 받은 돈에 대한 정당성 여부 ▦건설업체 운영회사 간부 집중 조사 후 재지휘를 받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 석방으로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갈취 혐의는 입증이 충분하고, 폭행교사 부분은 이씨 신병을 확보한 뒤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추가 수사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씨 측은 A씨가 이씨 등 3명을 사업에 끌어들였다가 돈을 떼먹고 달아난 사건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검찰은 경찰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보완수사를 마쳐 상습공갈 등 혐의가 명백해지면 이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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