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 하고 히잡 쓰니까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말도 들었어." "지난해 아빠가 왔었는데 너무 무시당해서 인종차별 받는 느낌이었어." 지난 2월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이집트 여성 2명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KBS1 TV에서 6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시사기획 KBS 10'은 무슬림은 늘고 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돌아보고 그들과의 평화적인 공존 방법을 모색하는 '무슬림, 우리 곁의 이방인'을 내보낸다.
지난해 이집트의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함께 졸업한 뒤 한국에 온 마르와와 민나. 그들은 한국과 한국 문화를 사랑해 가족과 헤어져 먼 길을 왔지만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때로는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국내 무슬림 수는 14만. 서울 이태원동 이슬람 사원 일대는 이슬람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이슬람 거리'로 변하고 있다. 한 라면업체는 무슬림을 겨냥한 라면까지 출시했다. 하지만 무슬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여전히 배타적이다. 제작진이 실시한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 이슬람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의견은 9%가 채 안 됐고, 10명 중 7명 이상이 가족 구성원과 무슬림이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슬림과 화합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는 갈등을 품고 있다. 국내 무슬림 수가 늘면서 종교와 문화 차이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는 무슬림 가정이 늘고 있으며, 이슬람의 확산을 경계하는 다른 종교와의 마찰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의 증가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만은 없다. 프로그램은 이를 계기로 다문화ㆍ다민족 시대를 맞이할 한국 사회의 평화적 공존 방법을 모색한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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