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정서적 질병이다. 1995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정신과질환 통계 분류에 화병을 우리말 그대로 'hwa-byung'이라고 적었다. 화는 지나치게 참아도, 혹은 참지 않아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KBS1 TV '생로병사의 비밀'은 8일 밤 10시 '내 몸을 태우는 화'를 통해 화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극복 방법을 알아본다.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임경숙씨의 삶은 말 그대로 일촉즉발이다. 그의 집에는 전기선이 끊어져 있고 거울은 깨져 있으며, 식탁 여기저기에 흠집이 나 있다. 그의 화가 남긴 흔적들이다. 때문에 가족간 마찰은 물론 이웃들과 충돌도 잦다. 하루 14시간씩 도로에서 생활하는 택시 운전사 김용석씨도 스스로 화를 내면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쉼 없이 화를 낸다. 프로그램은 이들을 2주간의 분노조절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7년 전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박옥규씨는 힘든 암 투병 시기에도 일을 놓을 수 없었고, 남편이 입원까지 하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화병에 걸렸다. 하지만 요즘 그의 표정에서 화병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갑상선 암 환우회장으로 활동할 만큼 건강해진 그가 화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법을 공개한다. 또한 프랑스 보르도 근교의 명상공동체, 한국의 내적 치유 캠프 등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치는 모임들도 소개한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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