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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인디언 첫 여성 족장 맨킬러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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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인디언 첫 여성 족장 맨킬러 숨져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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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인디언 체로키 부족은 4월을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이라 부른다. 눈뜨자마자 밭에 나가 씨를 뿌려야 하는 철이라는 의미일 테다. 그들은 85개 북미 인디언 부족 가운데 유일하게 고유문자를 지녀 썼고, 백인 이주민들과도 의좋게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1820년대 체로키의 땅 애팔래치아 기슭에서 금맥이 발견되면서 그들은 오클라호마로 쫓겨난다. 그들은 백인 정부가 제공한 말과 마차를 거부하고 무려 1,600㎞를 걸었다. 추위와 기아로 4,000여 명이 숨졌지만, 시신만이라도 마차에 실으라는 제안마저 외면한 채 혈족의 시신을 업고 걸었다고 한다. 체로키들은 쫓겨나면서도 의연했고, 그 의연함으로 정복자들의 야만을 꾸짖었다.

외신은 7일 체로키 최초의 여성 족장 윌마 맨킬러(사진)가 6일 췌장암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향년 64세. 대학에서 교육 받은 그는 1987년 자유투표로 추장에 선출돼 10년 간 부족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가장 주목 받는 인디언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추앙됐고 퇴임 후인 98년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도 탔다.

세월 따라 그들은 여러 면에서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는 모양이다. 맨킬러의 후임인 차드 스미스 족장은 2004년 한 연설에서 "사람들은 (우리의 과거를 통해) 상실의 감상(感傷)이 아니라 희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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