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SBS와 중계권 협상 난항 속 제작여부 갈팡질팡
월드컵 특집을 준비중인 KBS MBC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에 비상이 걸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둔 지금까지 방송 3사의 중계권 협상이 오리무중인데다, 중계권 갈등의 유탄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프로그램은 KBS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 이 프로그램 제작팀은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로 월드컵 특집을 준비했다. '월드컵 연예인'의 대표주자 격인 메인 MC 이경규가 예전에 MBC '이경규가 간다'에서 보여줬던 월드컵 예능과 차별화된, '남자의 자격'만의 특집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또 세렝게티 등을 둘러보며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을 만끽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SBS 단독중계로 결론 나면 남아공 현지에서 월드컵 특집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국내에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응원 현장에서 녹화하기도 여의치 않다. 프로그램에 경기 중계 장면 자체가 들어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남자의 자격' 제작진은 중계권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어떻게 월드컵 특집으로 상을 차려낼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한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일본 NHK의 경기 중계 화면을 받아 쓰거나 화면 없이 월드컵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특집이 불발될 경우 대체할 다른 아이템을 찾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MBC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 - 단비'에서 월드컵 특집 현지 방송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매 월드컵마다 앞장서서 특집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이전 모습에 비하면 영 힘이 빠진 모양새다. 김영희 PD는 "아직은 막연한 계획 단계"라며 "만약에 '단비'팀이 한국 경기가 있는 날 아프리카에 가게 되면, 축구장에 들어가지 않고 아프리카 현지 사람들과 함께 모니터를 통해 한국팀을 응원하는 내용을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또 "특별한 이벤트라기보다는 단비팀이 아프리카를 자주 찾기 때문에 시기가 맞으면 추진할 아이템"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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