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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베스 때문에 끓는다 끓어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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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반미를 노골화하고 있는 남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안마다 미국을 비난해 온 차베스 정권이 미국에 맞서기 위해 무기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코앞에 있는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물심양면으로 지원, 미국의 심기를 자극하고 있다.

5일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러시아로부터 약 50억달러(5조6,175억원) 상당의 무기를 구입키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5일 베네수엘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러시아 방위산업체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체 무기 판매액이 50억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총리는 "이번 무기 판매에는 지난해 9월 차베스 대통령이 모스크바 방문했을 당시 요청한 T-72탱크와 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 22억달러어치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푸틴 총리는 이번 베네수엘라 방문에서 무기판매 이외에도 유전, 핵에너지 등의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차베스 대통령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의 무기구입 확대는 이웃 국가인 콜롬비아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군 증강 계획에 대비한 것이라고 밝혀 왔다. 차베스 정권은 이미 2005년부터 헬기, 전투기, 칼라슈니코프 소총 등 40억달러 이상의 무기를 러시아로부터 구입했다. 잇따른 러시아 내 자살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푸틴 총리가 베네수엘라를 직접 방문한 것도 이처럼 손이 큰 고객을 극진히 대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의 무기 거래에 대해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필립 크로울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무슨 이유로 그런 장비를 가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친미 정부인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FP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무기증강이 자칫 남미 전체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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