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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김태석 상사 시신발견/ "상사 계급장 달고 돌아온다더니…" 끝내 바다품서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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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김태석 상사 시신발견/ "상사 계급장 달고 돌아온다더니…" 끝내 바다품서 잠들다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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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17년 만에 차가운 바다 속에서 받은 상사 계급장. 진급한지 6일 만에 바다 위로 올라온 그는 말이 없었다. 고(故) 김태석(38) 상사. 대한민국 해군 역사상 전무후무한 '특별한 상사'인 국민들의 복귀 바람을 뒤로 한 채 바닷속에서 장렬히 최후를 맞았다.

고 김 상사는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순간에도 맡은 임무를 수행하다 마지막 상황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함정의 가스터빈 정비 및 보수유지를 담당하는 내기부사관인 그는 7일 오후 4시께 천안함 함미 절단면 기관조정실 부분에서 해군 얼룩무늬 작업복을 입은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중사였던 그는 1일자로 상사가 됐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함장 앞에서 멋진 해군 정복을 입고 늠름한 신고식을 했을 터. 실종자는 진급이 보류된다는 군 인사규정 있지만 해군은 이들의 명예를 위해 1일 김 상사의 진급을 승인했다.

김 상사는 평소 성실하고 모범적인 부사관이었다. 1973년 경기 성남에서 태어난 그는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1993년 8월 해군 부사관 144기로 가스터빈 정비 및 보수유지 임무를 담당하는 내기하사로 임관했다. 이후 전주함 강원함 제천함 청주함 등을 거쳐 작년 4월 13일로 천안함에 부임했다. 해군 관계자는 "김 상사는 군 복무 중 다수의 표창을 받았고, 천안함 근무 시 단 한 건의 장비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모범 부사관이었다"고 전했다. 동료들도 "매사에 적극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 군인이었다"고 기억했다.

초임 하사시절을 제외하고 군생활 거의 전부를 2함대에서 근무했다. 함정에서 근무한 기간만 15년으로 서해 북방한계선을 수호하는데 군 생활 전부를 바친 것이다. 제천함에서 근무할 당시 누나를 해군에 근무하다 전역한 중사인 매형에게 소개시켜 줄 정도로 해군을 사랑했던 바다 사나이였다.

김 상사는 3형제가 모두 해군 출신인 해군 가족이다. 큰 형 태원(45)씨는 1988년 해군에 입대해 1991년 중위로 전역했고, 참수리호 부정장까지 맡았다. 둘째 형 태균씨도 일반병으로 해군에서 복무했다. 외사촌 동생 최용훈 병자은 2함대 고속정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천안함 침몰 현장 수색작업에 참가하고 있다.

6남매 중 막내로 내리 사랑을 독차지 해 성격이 밝았던 김 상사는 부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6살배기 딸은 사고 사실도 모른 채 아빠를 부르다 지쳐 쓰러진 엄마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김 상사의 부인 이수정(37)씨는 "지난 달 16일 출동하기 전 군복에 붙어있는 중사 계급장을 떼어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면서 "훈련에 나서면서 세 딸이 매달리며 '아빠 최고'라고 외치는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던 뒷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흐느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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