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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크리스탈렌즈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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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크리스탈렌즈 HD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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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폰 안녕~ 생활시력 개선 인공 수정체 '눈길'

45세쯤에 눈의 노화가 본격화된다. 눈의 수정체(렌즈) 모양을 조절하는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잘 보지 못하고(노안),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백내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노안과 백내장을 고치기 위해 수정체를 제거한 뒤 다초점 인공 수정체(레스토, 테크니스, 리줌 등)를 넣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눈에서부터 40~80㎝ 정도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보는 '생활 시력'은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가령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조리대에서 요리를 하거나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는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시력을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백내장 수술을 받고도 액정과 자판이 커다란 '효도폰'을 쓰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 생활 시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단초점의 조절성 인공 수정체(크리스탈렌즈 HD)가 나왔다.

40~80㎝ 거리의 '생활 시력'이 중요

노안이나 백내장이 생기면 근·원거리 시력과 더불어 생활 시력도 나빠지게 마련이다. 현재 노안과 백내장 치료는 대부분 근거리와 원거리 시력 교정에 중점을 두고 레스토와 테크니스, 리줌 등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쓴다.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원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일반 단초점 인공 수정체를 보완한 것이다. 초점이 여럿이어서 돋보기 없이도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간거리 시력(생활 시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바슈롬 싸우스아시아인크가 내놓은'크리스탈렌즈 HD'가 이런 생활 시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렌즈는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는 조절성 인공 수정체로 유일하게 승인을 받았다.

크리스탈렌즈 HD는 다초점 인공 수정체와 달리, 한 점에 초점을 맞추는 단초점 조절성 인공 수정체다. 여러 개의 굴절을 통해 빛을 분산하는 다초점 인공 수정체보다 빛의 유용성이 좋아 빛 번짐이 적고 선명도가 높다. 또한 사람의 수정체와 비슷하게 초점을 자동으로 조절하므로 가까운 거리부터 중간 거리, 먼 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게 해준다.

랄프 추 미국 유타대 안과 박사는 "125안(眼)의 백내장과 노안 환자를 대상으로 크리스탈렌즈 HD를 임상 시험한 결과, 임상 참여 환자의 대부분이 정상 시력으로 회복돼 안경이나 돋보기를 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추 박사는 "기존 단초점, 다초점 인공 수정체 시술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중간 거리 시력이 개선돼 환자들이 쇼핑과 컴퓨터 작업, 야외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공 수정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그레그 피넬만 미국 피넬만 비전센터 박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추계안과학회에서 "크리스탈렌즈 HD로 500여 건 시술을 한 결과, 원거리와 근거리, 중간 거리 시력 교정 효과가 모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눈부심 등의 부작용도 적었다"고 밝혔다.

수술 후 시력 0.8까지 회복돼

국내에서 20안을 대상으로 크리스탈렌즈 HD를 임상 시험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간 거리 시력은 수술 전 평균 0.2에서 수술 두 달 후 0.8까지 회복됐고, 원거리 시력은 수술 전 0.4 이하에서 수술 두 달 후 0.9로 좋아졌다. 백내장과 노안 치료 효과와 함께 중간 거리 시력 개선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국내 임상시험에는 김효명(고려대 안암병원) 차흥원(서울아산병원) 김태임(세브란스병원) 정의상(삼성서울병원) 최철영(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 등 5개 대학병원 안과 전문의가 참여했다.

다만 김효명 교수는 "크리스탈렌즈 HD는 망막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난시가 심하면 효과가 적을 수 있다"며 "특히 수술 후에는 눈에 악영향을 미치는 과로나 흡연, 음주 등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렌즈 HD는 현재 미국 인공 수정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지난 해 10월 출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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