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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美시장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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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美시장 가속페달

입력
2010.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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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은 갑작스레 임원들에게 소집명령을 내렸다. 당시 정 회장이 임원들에게 지시한 내용은 “북미 시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팔릴 수 있는 차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당시 전성기를 누리던 도요타 캠리의 북미시장 판매량이 연간 30,40만대 수준. 이는 곧 캠리에 맞설 차를 만들라는 의미였다. 회사는 곧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임원들과 연구개발자들은 밤잠을 설쳤다. 그리고 5년 뒤 새로운 쏘나타가 탄생, 지난 2월 중순 미국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요타 리콜 사태가 확산일로였던 지난달 23일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 조지아 공장 준공식에 미국을 방문했다. 방문 첫날 그가 들린 곳은 현대차 미국법인. 쏘나타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청천병력과도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쏘나타의 도어 잠금 장치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 격노한 정 회장은 “신속하게 전량 리콜하라”고 지시했다. 이어서 그는 쏘나타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 현장에 들려 직원들에게 “최고 품질의 차를 생산하라”고 독려했다.

쏘나타가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 실질적인 판매 첫달인 3월 1만2,950대(NF포함 1만8935대)를 팔아, 출시 첫해 목표인 20만대 판매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20만대를 넘긴다면 내년에는 30만대 판매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같은 성적은 도요타의 대량 리콜사태 이후 업계의 예상을 깨고 현대차가 가격 정책 대신 품질 마케팅을 선택한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미국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쏘나타는 2.4GDI 단일 모델로 1만8,935대가 팔렸다. 2월 중순 출시 3,355대가 팔리더니 3월에는 1만295대로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중형차 부문에서 쏘나타를 앞선 차종은 도요타의 캠리(3만6,251대), 혼다 어코드(2만6,533대), 닛산의 알티마(2만4,649대) 등이다. 파격적인 할인정책에도 불구하고 GM의 시보레 말리부(1만7,750대)는 쏘나타에 뒤졌다. 캠리와 어코드, 알티마가 미국에 상륙한지 10여년 된 월드베스트카임을 감안하면 막 태어난 쏘나타의 판매실적은 놀랍다는 평가다. 특히, 수퍼볼, 아카데미 시상식 등의 각종 광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쏘나타는 2월 미국 상륙 때부터 글로벌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00년만의 자동차 업계 불황이라는 최악의 환경에서 승자로 떠오른 현대ㆍ기아차가 내놓은 야심작이었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터진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로 업계는 현대차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로 도요타의 리콜사태 이후 반사이익을 노린 미국 빅3, 닛산 등은 1,000달러 보상(도요타 차량 구매자가 자사 차량 구매시 지원)외에 각종 할인혜택과 딜러마진 확대 등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는 1,000달러 보상외에 별다른 가격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가격 대신 현대차가 선택한 것은 품질 마케팅. 최근 미국 자동차 품질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가 발표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771점을 기록하며 도요타와 혼다, 닛산을 모두 제쳤다. 미국 브랜드 키즈의 고객충성도 조사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1위로 등극했다. 현대차는 이를 적극 홍보, 품질로 제값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의 쏘렌토R도 순항 중이다. 3월에 9,160대를 팔았다. 1월 7,240대를 팔더니 2월에는 8,200대를 팔아치워 단숨에 도요타의 라브4를 제치고 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2위에 올랐다.

게다가 현대차는 최고급 에쿠스도 곧 미국 시장에 내놓는다. 1일(현지시간) 뉴욕모터쇼에서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첫 대형세단 에쿠스를 공개했다. 에쿠스는 오는 7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돼 9월경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문제는 도요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발적인 사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어떤 글로벌 업체도 도요타 리콜사태와 같은 일을 겪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쏘나타의 구매층을 미국 주류인 백인층으로 넓히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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