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작업이 기상 호전과 함께 재개됐다. 현재 백령도 남서쪽사고 해역에는 한ㆍ미 해군과 민간을 포함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함정과 장비, 인력이 집결해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너무 흘러 실종 승조원의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기적적인 생환 가능성을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심정을 헤아려 최선을 다하기를 군과 정부에 당부한다.
온갖 억측과 유언비어, 의혹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나마 사태 윤곽이 한결 뚜렷해진 것은 다행이다. 우선 천안함 침몰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해저에서 진도 1.4~1.5 규모의 지진파를 포착한 사실이다. TNT 130kg 정도의 인공 폭발에 의한 것이라니, 당초 해군이 유력하게 추정한 대로 기뢰 등 해저 폭발물에 피격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발생 시각도 지진파가 잡힌 26일 밤 9시22분으로 정리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히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천안함 선체를 인양해 정밀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해야 한다. 선체 인양에만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저에서 폭발물 파편을 찾아내고, 이를 분석하는 데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모두의 인내와 믿음이다. 정부와 해군이 사태 초기 허둥대고 미숙했던 점은 분명 지적할 만하나, 쉽게 예상 할 수 없는 형태의 돌발적 사태임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부분도 적지 않다. 군은 민감한 정보까지 공개하면서 국민의 의혹을 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 한주호 준위의 영웅적 희생이 일깨웠듯 해군 장병들은 실종자 탐색ㆍ구조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 여전히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투적 비난을 되풀이하는 것은 딱하다. 의혹의 태반은 바다와 함정 등에 무지한 탓이거나,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도무지 이해하려 들지 않는 편견에 따른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초기 보고가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하고, 새떼 오인 사격이나 전투기 긴급 출격도 흔히 있는 일이다. 애초 딱 떨어지게 상황을 설명했다면 오히려'음모설' 따위가 더 커졌을 수 있다.
지금으로선 군의 대응과 설명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접적 해역에서의 구체적 작전 상황과 전비 태세까지 노출시킬 교신 내용 등을 전부 공개하라는 요구는 무리하고 무책임하다. 군의 잘못은 뒤에 가려도 늦지 않다. 국민 모두의 냉정한 판단과 차분한 대응을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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