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음/동녘 발행ㆍ276쪽ㆍ1만3,000원
대한민국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할 말이 많다. 치열한 입시경쟁, 비대한 사교육 시장, 수시로 바뀌는 입시정책…. 모두들 이런저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부모와 대학과 기업이 생각하는 '교육'의 의미는 다르다. 부모는 요즘 공부의 양과 질이 깊어져 사교육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한다. 대학은 정반대로 신입생들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한다. 기업은 도대체 대학에서 뭘 가르쳤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30여년 간 대기업에서 일하다 2년 전 교육컨설팅업체에 취직하면서 사교육계에 발을 디뎠다는 이 책의 지은이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문제의식을 품게 됐다. 그리고 부모와 대학과 기업이 생각하는 교육의 의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런 전제 아래 한국 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제시한다. 배우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자신감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 공부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야 한다….
물론 이런 진단도 익숙한 것들이지만, 그가 우리 교육의 문제를 국제적 시각에서 보는 점은 독보적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의 눈 높이로 우리 교육현실을 분석하는 일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간 학업성취도 비교연구(PISA),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변화연구(TIMSS) 결과 등 국제적 지표들을 통해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하는 그의 목소리는 경청할 만하다.
특히 그는 국내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대학들은 1~2점의 성적 차에 집착한 학생 선발에 목 매지 말고 다원화될 사회에 걸맞은 다양한 인재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한다. 지은이는 아마도 10년쯤 지나면 대학들도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입시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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