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국제 금융위기 이후 국내 무역업체 4곳 중 1곳은 수출 대금을 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국내 무역업체 1,082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24.5%가 금융위기 이후 최근 2년 동안 외국 수입 업체에서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중 중소기업은 25.0%가 수출미수금 경험이 있었다고 답해 대기업(21.7%) 보다 비율이 높았다.
수출 미수금이 발생한 이유로는 수입상 신용도 하락(36.8%)과 고의적 마켓클레임(25.3%ㆍ수입상이 주관적 내용을 트집잡아 대금 결제를 미루는 것)이 가장 많았다. 또 결제조건을 기준으로 보면‘상품은 미리 받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송금 관행이 미수금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71.1%였다.
특히 응답자 중 13.4%가 올해 수출 미수금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고,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도 13.3%로 비슷했다. 대기업은 올해 미수금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3%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중소기업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많았다.
한편 한국수출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수출보험 지급금은 모두 5,207억 원으로 전년 1,519억 원에 비해 약 3.4배로 증가했다. 특히 이전에는 수출미수금이 신흥 공업 국가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일어난 것도 큰 특징.
수출 보험 사고를 불러 일으킨 수입 업체 수 기준으로는 전년 440개에서 약 8.1배인 3,570개로 늘어났고 금액으로는 IMF 위기였던 2000년 9,90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출보험 사고율(지급보험금을 지원 실적으로 나눈 비율)도 0.32%로 전년 0.13%에 비해 상승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최용민 연구위원은 “수출미수금 예방을 위해 신용장과 수출보험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수입상에 대한 신용 조사를 자주 실시하고 꼭 정식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