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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 "희생 더 원치 않아… 수색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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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 "희생 더 원치 않아… 수색 중단을

입력
2010.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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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바닷속에 누워 있는 아들. 그 소중한 것과 유일하게 이어져 있던 애절한 희망의 끈을 어찌 놓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쓰라린 심정으로 아들의 구조를 포기했다. 해군 특수전여단(UDT) 한주호 준위의 순직과 수색에 동참했던 쌍끌이어선 금양98호의 침몰. 이에 대해 자기 일처럼 연민했던 천안호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남기훈(36) 상사가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자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했다. 덕분에 군은 인양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실종자가족협의회는 3일 오후 9시40분께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의 인명 구조, 수색 작업을 하지 말라고 군에 요청했다"며 "4일부터는 모든 인명 구조를 중단하고 선체 인양 작업에 돌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어 "선체 내부가 피폭으로 인한 충격과 바닷물 유입 등으로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잠수 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돼 더 이상 선체 내부 진입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선체 인양 시 발견되는 추가 희생자는 2함대 사령부에 안치하고, 실종자 전원이 귀환할 때까지 장례 절차 논의를 중단할 방침이다.

이로써 군은 지난달 27일부터 8일간 74개조 148명의 잠수 요원이 투입된 구조 작업을 인양 작업으로 전환키로 하고 3일 오후 11시께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인양 작업은 민간이 주도하고 해군이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해상 크레인 등 민간 장비가 대거 동원된다. 군은 이번 주 안으로 기본 조사를 마치고 구체적 인양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이날 "함수(艦首)와 함미(艦尾)를 동시에 인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선체를 바지선으로 끌어올려 실종자를 수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2주일 안에 함정을 물 밖으로 꺼낼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2002년 2차 연평해전에서 격침된 130톤급 참수리357호를 작업 시작 17일 만에 인양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인양에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군은 3일 오후 6시10분께 절단된 함미 원ㆍ상사식당에서 남 상사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고인의 시신은 독도함으로 옮겨진 뒤 4일 헬기에 실려 2함대 사령부로 운구됐다. 해양경찰청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 후 조업구역으로 이동하던 중 2일 저녁 대청도 근해에서 침몰한 금양98호의 실종자 9명 가운데 김종평(55)씨와 인도네시아인 람방 누르카효(35)의 시신을 사고 수역 남동쪽 20㎞ 해역에서 발견했다. 해경은 또 금양98호와 부딪친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의 선원 1명을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박정이 민군 합동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천안함 사고 발생 시각이 26일 오후 9시15분께라는 의혹과 관련, "당일 오후 9시19분께 천안함과 해군2함대 사령부 간의 교신이 있었지만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평온한 내용이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시킬 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은 저녁 기자실을 방문해 "(천안함의 교신내용은) 국제 상선통신망에서 나온 것"이라며 "군 통신망에는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군이 천안함의 교신기록을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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