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숙명의 라이벌 수원 삼성을 꺾고 상승세에 가속을 붙였다. 넬로 빙가다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2010 K리그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차범근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을 3-1로 완파했다.
K리그 최고 빅 카드로 꼽히는 양 팀의 올 시즌 첫 대결에는 4만 8,558명의 구름 관중이 몰리며 프로축구의 흥행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날 관중 기록은 2007년 4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전(5만 5,397명)에 이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두 번째 흥행 성적이다.
경기 초반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전반 24분 데얀과 에스테베즈가 그림 같은 골을 합작하며 무너졌다.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 측면에 있던 데얀은 상대 수비수 두 명 사이로 재치 있는 힐 킥 패스를 내줬고 볼을 잡은 에스테베즈가 골 지역 오른쪽으로 쇄도, 오른발 강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선제골이 경기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공세의 끈을 바짝 조이며 골 찬스를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 수원은 이후 8분 동안 실책성 플레이를 거듭하며 두 골을 더 내주고 무너졌다. 특히 전반 27분 정조국의 결승골은 사실상 승부를 좌우했다.
수원 수문장 이운재의 골킥이 아크 정면에 있던 정조국에 맞고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흘렀다. 이운재가 이를 처리하려 황급히 전진했지만 데얀은 아크 정면으로 패스를 내줬고 정조국이 텅 빈 골문으로 여유 있게 차 넣었다. 망연자실한 수원 서포터스가 후반전까지 응원을 진행하지 못했을 정도로 수원에는 뼈 아픈 장면이었다. 부담감이 가중된 수원 수비진은 급격히 흔들렸고 서울은 전반 32분 오른 측면을 돌파한 최효진이 세 번째 골을 터트리며 승기를 완전히 굳혔다.
수원은 후반 들어 송종국과 서동현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고 후반 2분 문전 혼전 중 강민수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전반전 대량 실점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4승1패(승점 12)로 전날 강원을 1-0으로 꺾은 선두 울산(4승1무1패ㆍ승점 13)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수원(2승3패ㆍ승점 6)은 2연패를 당하며 상위권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같은 날 열린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린 이동국의 맹활약으로 3-2로 역전승, 5연속 무패 행진(3승 2무ㆍ승점 11)을 이어가며 3위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1-2로 뒤진 전반 36분 정규리그 첫 골을 작렬했고, 후반 30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지난 시즌 MVP의 위용을 과시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전주=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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