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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노자 강의' 현실에 들이댄 '껍질 벗긴 노자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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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노자 강의' 현실에 들이댄 '껍질 벗긴 노자 사상'

입력
2010.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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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간밍 지음ㆍ손성하 옮김/김영사 발행ㆍ448쪽ㆍ1만6,000원

대중들에게 노자는 알쏭달쏭한 인물이다. 공자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노자의 이름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노자의 사상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머뭇거리게 된다. 대화체로 기록돼 이해하기 쉬운 '논어'와 달리 시적 표현이 가득한 노자 '도덕경'은 상대적으로 난해하다는 점도 이유일 수 있겠고, 도(道)니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니 하는 노자의 사상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자 전문가인 야오간밍 중국 장난대 교수는 <노자 강의> 에서 멀게만 느껴지던 노자와 그의 사상이 현대인의 삶과 얼마나 밀착돼 있으며, 어떻게 지금 우리의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는지를 설파한다. 사랑, 결혼, 음식, 건강 등 생활 속 문제들이 노자의 사상과 어떻게 만나고 노자는 거기 대해 어떤 해답을 주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도덕경'의 "심함을 버리고 사치스러움을 버리고 지나침을 버린다(去甚去奢去泰)"는 구절은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중학생들까지 성형수술을 받고 지방흡입술을 불사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구절로 적실성이 있다. 각종 조미료를 써서 만든 음식을 미식이라고 취하는 현대인의 탐식에 대해서는 "오미(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단맛)가 사람의 입을 버린다(五味令人口爽)"는 구절로 일찍부터 경계하고 있다.

"도가 낳고, 덕이 기른다(道生之德畜之)"는 구절은 진심에서 우러난 남녀간 애정은 인생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는 뜻이라고 풀이하는 저자는 이를 통해 표피적이고 속물적인 현대 젊은이들의 애정관을 비판하기도 한다.

고전이라면 딱딱한 것으로만 생각할 대중 독자들을 위해 한국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대한 분석을 끌어들이는 등 눈길을 잡는 사례들이 맛깔난다. 책은 위단, 이중톈 등 현대 중국 스타 학자들의 산실인 중국 CCTV의 교양프로그램 '백가쟁단'에서 한 강연을 보완해 묶은 것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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