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는 우리 삶과 예술에서 온갖 색깔의 거짓을 수없이 창조하고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거짓이나 거짓을 말하는 행위는 진실보다 훨씬 흥미롭다."(백남준의 1992년 미발표 원고 중)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생생한 육성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경기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는 2일 백남준이 생전에 쓴 편지, 악보, 에세이, 시나리오 등 78편의 글을 모은 책 <백남준: 말(馬)에서 크리스토까지> 를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발행하는 '백남준 총서' 시리즈의 첫 권인 이 책은 유럽의 백남준 연구자 이르멜린 리비어와 에디트 데커가 편집한 프랑스어판을 번역한 것이다. 국내에서 백남준이 쓴 글이 책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남준:>
책은 백남준이 1992년 쓴 원고 '미디어의 기억'에서 출발해 1947년 김소월의 시 '먼 후일'에 맞춰 작곡한 악보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거슬러 가도록 구성됐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시나리오 초안을 비롯해 존 케이지,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등 플럭서스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 등도 실렸다. 책의 제목은 독일에서 나온 책 <예술과 비디오> (1983)에 수록된 글에서 따온 것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달린 유목민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던 백남준의 철학을 함축하고 있다. 예술과>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이 책이 그간 피상적으로 알려진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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