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오전 20여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핵안보 정상회의 및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조만간 미국 핵 전력 운용 방향을 제시하는 핵태세 검토보고서(NPR)를 하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NPR 채택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이나 안보 공약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NPR 재검토 및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협정 체결 후에도 한국에 대해 확장억지력(핵우산) 제공을 이행할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NPR에) 핵확산과 핵 테러리즘 방지에 기여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들었다"며 "이는 동맹국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 감축협정 합의도 역사적 의미가 있다"면서 "(이달 12, 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 또한 핵 물질 이전과 핵 테러리즘 방지를 위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 행정부는 핵 감축과 동맹국 보호를 위한 확장억지력 유지라는 두 가지 기조 하에 NPR을 작성 중이다. 또 러시아와는 장거리 핵탄두를 2,200기에서 1,600기 수준으로 감축하는 신핵무기 감축 협정을 사실상 타결한 상태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6월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된 '한미동맹 공동비전'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명문화한 바 있다.
미측의 안보 공약 재확인은 천안함 침몰 사고 후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 안보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침몰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다"면서 "(원인 분석 과정에서) 필요할 때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구축함과 구조대를 보내주어서 고맙다"고 대답했다. 양 정상의 통화는 미국측의 요청에 따라 오전 7시10분부터 진행됐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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