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영국을 중심으로 한 영어권 언론들이 올해도 독자들을 '4월의 바보'로 만드는 기상천외한 거짓 기사들을 쏟아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홈페이지에 기발한 만우절 기사 제보를 받는 블로그를 열었다. 가디언 스스로도 이날 험상궂은 표정의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 얼굴 사진 옆에 "부잣집 도련님, 밖에 나와서 한판 붙자"라는 제목을 달아 5월 총선을 앞두고 브라운 총리가 강력한 도전자인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만우절 기사를 실었다. 브라운 총리가 최근 보좌관들을 폭행했다는 스캔들을 겪었음을 꼬집는 내용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유선방송 회사 버진미디어가 가입자에게 보다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물을 고용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마이크로칩이 부착된 정장차림의 족제비가 지하를 뒤져 고장 난 곳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긴급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협회(AA)가 제트 엔진을 달고 날아가는 수리공을 통해 보다 빠른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보도했다.
일간 더 선은 이날 "세계 최초로 맛이 있는 잉크로 인쇄한 신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광고와 함께 아무런 글이 인쇄되지 않은 빈 공간에 "여기를 핥으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무슨 맛이 나는지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호주 국영 ABC 방송은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포기한 잉글랜드 대표팀 데이비드 베컴이 호주 대표팀 코치로 남아공을 찾을 것이라고 밝히는 인터뷰를 보도해 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인터뷰에 응한 남성은 베컴의 닮은꼴 배우였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이용자들을 속이려는 사기꾼들이 늘어나 이제 온라인에서는 매일 만우절 기사가 반복된다고 개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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