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공격수 호세 모따(31)의 등번호는 9번이다. 지난 시즌까지 9번은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에두. 2007년 수원에 입단해 K리그 무대를 밟은 에두는 지난해까지 세 시즌 동안 95경기에서 30골 15도움의 폭발적인 골 감각으로 수원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용병’이었다.
그런 에두가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살케04로 이적했다. 차범근 감독이 한동안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로 에두가 지난 3년간 수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수원은 에두의 활약으로 2008년 K리그 정상을 밟았고, 지난해에는 FA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올해 아시아 정상 정복을 노리는 수원으로선 에두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올 시즌 새롭게 수원의 9번 유니폼을 받아 든 호세 모따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최근 3년 동안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67경기에 출전, 20골을 터뜨린 호세 모따는 이적 후 “한국에서 가장 강하고 큰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등 수원이 치르는 모든 대회를 모조리 우승하도록 돕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브라질 현지로 날아가 호세 모따의 경기력을 직접 점검한 차 감독은 “탁월한 골 결정력을 지녔다”고 기대를 걸었다.
호세 모따는 그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아직도 남아있을지 모를 ‘에두의 향기’를 완벽히 지우려는 듯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가리지 않고 골 폭풍을 몰아치며 차 감독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개막전(4-3 승)에서 두 골을 터트린 호세 모따는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가공할 골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10일 암드포스(싱가포르)와의 원정경기에서 쐐기골을 터트리며 2-0 승리를 이끌었고, 23일 허난 전예(중국)와의 3차전 원정경기(2-0 승)에서도 혼자 두 골을 작렬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호세 모따는 또 다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조별리그 G조 4차전 허난과의 ‘리턴매치’에서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었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김대의의 추가골로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AFC 3승1무(승점 10점)를 기록한 수원은 조1위로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1,000여명의 대규모 원정응원을 온 ‘중국판 붉은악마’인 홍마(紅魔)는 호세 모따에 두 번이나 울어야 했다.
한편 성남 일화도 베이징 궈안을 1-0으로 물리치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수원=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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