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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홍역·수두·백일해… 다 큰 어른들도 걸린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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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홍역·수두·백일해… 다 큰 어른들도 걸린대요

입력
2010.03.3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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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와 A형 간염 유행으로 예방 백신접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감(인플루엔자)이나 B형 간염을 제외하고 성인들의 예방 접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린 시절 이미 예방접종을 해 추가로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건강해 질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유치원 교사들이 원생들에게 수두와 뇌수막염을 옮아 고생하기도 한다. 대한감염학회가 최근 어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기준을 마련했다.

A형ㆍB형 간염

A형 간염은 치료제가 없어 백신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어린이보다 어른이 더 증상(구역질 구토 황달 등)이 심하다. A형 간염은 20대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30대 이상은 항체가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항체검사를 한 뒤 음성인 경우에만 예방접종을 하면 된다. 6개월 가량 간격을 두고 모두 2회 접종을 한다. B형 간염은 신생아 때 일괄 접종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항체 음성인 상태로 지낸다. 전파 경로는 출생 전후 감염과 성행위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성생활을 하기 시작하는 20대 전후에 항체검사를 다시 받고 음성이라면 모두 3회에 걸쳐 예방접종을 하면 된다.

홍역

홍역은 나이에 관계없이 한 번 앓으면 평생 면역력이 지속되므로 다시 감염될 우려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예방접종을 시작한 뒤 환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접종 후 10년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최근 접종자 중 2~3% 정도가 다시 홍역에 걸리기도 한다. 7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 중에서 어려서 홍역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유지하지 못하면 홍역에 걸릴 수 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른이 홍역에 걸리면 어린이가 걸렸을 때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이 더 심각할 수 있다”며 “특히 폐렴, 기관지경련, 중이염, 축농증 등과 같은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두

수두는 물방울 모양의 수포성 발진이 온 몸에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어른들 가운데 유치원 교사 등을 중심으로 많이 걸리고 있다. 5~9세 어린이에게 자주 발생하며 건강한 어린이는 보통 감염 후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치유된다. 김동수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는 “최근 어렸을 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어른들이 수두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른의 경우 수두에 걸려도 후유증은 심하지 않지만, 임신부가 수두에 걸리면 태아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임신 8~20주에 수두에 걸릴 경우 태아의 피부, 팔다리, 눈, 뇌에 손상을 줘 팔다리 기형이나 저체중아, 안구가 작은 소안구증, 뇌피질 위축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백일해

백일해는 발작적인 기침이 특징이다. 어른이 백일해에 걸리면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최강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2주 이상 만성 기침을 호소하는 사람의 20%가 백일해 환자라는 연구 보고가 있을 정도”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어른이 백일해에 걸리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렸을 때 맞은 DPT백신의 효과가 줄어들거나 백신에 저항력을 가진 세균의 변이 때문이다. 최 교수는 “4~6세에 DPT백신을 접종하고 수십 년이 지나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60% 이하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풍진ㆍ볼거리

풍진에 걸리면 3일 정도 열이 나고 안구 충혈, 가벼운 기침, 귀 뒤에 림프절 부종이 나타난다. 대개 10세 이하 어린이가 많이 걸리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른도 앓는다.

특히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선천성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아지므로 가임기 여성들은 풍진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풍진은 해열제를 통한 대증요법과 충분한 휴식, 영양분을 섭취하면 낫는다.

침샘이 부으면서 아픈 볼거리(이하선염)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른에게서 적지 않게 발병한다. 사춘기 이후 남자가 볼거리에 걸리면 고환이나 부고환에 염증이 생겨 열과 오한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폐렴사슬알균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폐렴의 주 원인이 되는 폐렴사슬알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이 균은 또한 급성 중이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데 국내에서는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65세 이전에도 접종할 수 있으며 만성 호흡기질환과 심장, 신장, 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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