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다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찾는다면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문제를 깊이 논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도 북핵 문제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6자회담이 2008년 12월 이후 1년4개월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무거운 짐으로 생각해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언급을 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이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북한과 중국 간의 경제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측에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대신 중국 정부가 미국을 설득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방중 기간에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논의해온 양국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양국은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에 대해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다. 양국은 또 신압록강대교 인근에 위치한 위화도와 황금평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개발하기 위해 중국 기업에 임대형식으로 개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 위원장은 베이징에 이어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한 김영일 조선노동당 국제부장 등은 동북 3성을 방문해 압록강과 두만강 개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이 김 위원장의 방문 코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베이징, 2001년 상하이와 베이징을 각각 방문했다. 이어 2004년 상하이, 2006년 상하이, 광저우 등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 지역들을 방문한 뒤 중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도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통해 핵 문제와 경제 문제를 일시에 해결했다"며"이번에 중국을 방문하게 되면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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