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수역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다 순직한 고(故) 한주호(53) 준위의 빈소에는 시신이 안치된 30일 밤부터 살신성인의 정신을 애도하는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에서는 유가족을 비롯해 해군 2함대 및 국방부 관계자들이 나와 하루 동안만 1,500명이 넘는 조문객을 맞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참모들에게 "(한 준위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이다. 35년을 나라에 바쳤다"면서 "최고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 날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빈소에 보내 유족들에게 위로 서신도 전달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 날 오후 5시40분께 빈소를 찾아 "이런 사고가 발생해 훌륭한 군인을 잃게 된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추서된 보국훈장 광복장을 유가족들에게 수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성찬 해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육ㆍ해ㆍ공군 장성 및 해군 특수전여단(UDT) 선ㆍ후배들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앞서 오전 10시40분에는 천안함 실종자 가족 대표 7명이 조문했다. 이들은 유가족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위로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 날 국회 본회의 직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 당직자 등 20여 명도 빈소를 방문,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세균 대표와 김진표 송영길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 빈소에 헌화하고 고인의 영면을 기렸다. 앞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빈소를 조문한 뒤 방명록에 '진정한 영웅'이라는 글을 남겼다.
경남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 차려진 고 한주호 준위 분향소에도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태호 경남지사와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이 관계자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했다.
일반 시민들도 한 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고 한 준위는 바다에 들어가기 직전 동료 구조 대원과 마지막 통화를 하며 UDT 최고참 요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되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UDT동지회 특임사업단 유호창(52) 부단장은 "형(한 준위)이 30일 점심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오늘 내가 물에 들어가서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 부단장은 "위험하다. 무리하지 말라"며 말렸지만 한 준위는 "통로가 확보됐으니 빨리 구조해야겠다. 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책임지고 해내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유 부단장은 전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