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가'뜨고'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이 다양한 보전과 개발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평화적 이용 제안에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있어 DMZ 이남 지역이 대상이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 터전
전쟁으로 초토화한DMZ는 지금 세계적으로 손꼽힐만한 다양한 특성을 지닌 생태계로 바뀌었다. 남북의 군사 대치로 부분적으로 자연이 훼손되었음에도 희귀 동·식물과 어류가 서식하고 조류가 도래하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자 수질, 대기, 토지의 오염이 적은 청정지역이 됐다. 이러한 소중한 자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과 국제 사회의 이해를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천착이 필요하다.
첫째, DMZ를 전쟁을 도발하는 장소가 아니라 전쟁을 고발하고 반성하는 장소로 이용해야 한다. 남북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장소가 아니라 화해하고 협력하여 하나가 되는 지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을 회복시키고 생태계가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인간과 자연환경도 화해‧ 협력할 수 있는 장소로 이용해야 한다.
둘째, DMZ 일대를 DMZ, 민북지역, 접경지역지원법상의 접경지역으로 나누어 볼 때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과 계획이 있을 뿐이다. DMZ와 민북지역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 법률과 계획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향후 DMZ 일대의 개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할 때,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통합적인 법률이나 관리계획의 부재는 난개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환경보전과 지역개발, 토지분쟁 등의 문제를 포괄하는 특별법과 친환경적인 종합관리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DMZ 일대의 자연환경 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지역경제의 낙후성을 감안한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발전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자연생태계의 안전한 관리, 보전지역에 미치는 관광객의 영향 최소화, 보전지역의 사회경제적 개발의 증진, 관광객의 경험과 만족을 최대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태관광(Eco-Tourism)에 더하여 문화적 측면을 강화한 복합관광으로서 생태문화관광(Eco-Cultural Tourism)이 적극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DMZ 일대의 이용이 현재와 같이 남북한의 이원적 체계로 진행될 경우에 큰 생태적 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 농지의 확장, 군사훈련, 도로의 건설, 불법 사냥‧채집, 벌초‧벌목 및 화공작전 등으로 이미 부분적인 환경손상을 겪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공간으로서 생태축으로 연결된 DMZ 일대를 '남북환경공동체' 형성의 기반구축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의 무대로, 한반도 차원에서 상생공영에 입각한 녹색성장의 실천적 장소로 이용하여야 한다.
북한과 국제사회 배려도
마지막으로, DMZ가 유엔을 포함하는 세계적인 관심지역임을 고려할 때 평화적 이용에 국제사회의 이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의 정치‧군사‧경제‧환경‧문화 등 포괄적 국가이익에 부응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이해도 함께 포용할 수 있는 DMZ 평화적 이용방안이 제안될 때 사업 내용이 풍부하게 됨은 물론,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중인 'DMZ 평화생태포럼'을 포함한 DMZ 평화적 이용의 사업 구도 및 추진 방향도 이 연장선에서 논의되길 기대한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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