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인 백령도 인근 해상을 직접 찾아 "(실종자들의) 생사 확인을 못해 나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죽했으면 뛰어왔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오전 10시45분쯤 전용헬기를 타고 청와대를 출발, 1시간20분 뒤 백령도 앞바다에서 구조 작업을 지휘하는 독도함에 내렸다. 이 대통령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사고 원인, 구조 작업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천안함 함미 주변에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광양함으로 이동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5인승 립보트(구명고무보트)에 올랐다. 보트로 2.3㎞를 내달려 광양함에 올랐다. 수행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파고가 높아 립보트 탑승도 위험했고, 보트에서 광양함으로 오르기 위해 아찔한 사다리를 올라야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광양함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우선 찾았다. 이 대통령은 "지금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병사들 모두 다 (내) 자식같고, (내 마음은) 형제 부모들의 마음과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구조 작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끝까지 희망을 갖고 일해달라고 당부하기 위해서 왔다"면서 "이런 심정을 직접 보여주면 작업하는 잠수부 등 모든 사람에게 격려가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가족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여러분의 형제, 자식, 남편인 병사들은 명예롭게 나라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가족이 "실종자들을 빨리 찾는 것만을 바란다"고 호소하자, 이 대통령은 "가족 여러분 심정이야 물속에 직접 들어가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보트를 타고 독도함으로 돌아온 뒤 곧바로 헬기를 이용해 백령도의 해병 6여단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해병 장병들에게 "백령도를 튼튼히 지키면 대한민국을 튼튼히 지키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백령도는 북한 장산곶에서 13.1Km, 월래도에서 11.7㎞ 밖에 떨어지지 않아 북한 해안포의 사정거리(27㎞) 내에 있다. 더욱이 헬기로 방문할 경우 급유 문제로 비상시 쉽게 회항할 수도 없는 곳이다. 그래서 경호부서와 참모진들은 방문에 반대했지만 이대통령은 "부모의 심정으로 직접 가봐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전용헬기 주변에서는 우리 전투기들이 엄호 비행을 했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오늘 방문은 이 대통령 인식의 위중함, 실종 상태에 있는 병사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