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권 최고 권위의'킨들러 문학사전'최신판에 한국작가 30명의 이름이 한꺼번에 실렸다. 신라~조선시대 문인인 최치원 김시습 윤선도 박지원 등 8명, 작고한 근ㆍ현대 작가 한용운 이광수 김소월 박경리 이청준 등 7명 외에, 박완서 고은 최인훈 김지하 황석영 이문열 등 생존작가 15명의 이름이 함께 올랐으니 자랑스럽다.
일본 중국에 비해 늦은 감이 있고, 독일어권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세계적인 문학사전에 한국작가들이 대거 소개된 것은 그만큼 우리 문학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적어도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이제 누구나 문학사전에서 한국문학을 확인할 수 있고, 대표작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활발한 번역작업 덕분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문학번역금고(현재 한국번역문학원)와 대산문화재단에 의해 본격화한 번역작업은 그 동안 꾸준히 늘어나 지금은 1년에 70종에 이른다. 킨들러 문학사전에 실린 한국작가의 대표작도 웬만하면 독일어 번역판으로 만날 수 있다. 최근엔 언어권도 다양해져 파키스탄어, 베트남어, 몽골어로까지 번역이 이뤄지고 있다. 고은, 황석영씨 등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적극적인 번역 출판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문학계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해외홍보도 큰 역할을 했다. 1992년에 발간된 2판과 달리 이번에 킨들러 문학사전이 한국 작가를 대거 소개한 것도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하고, 우리 작가들이 독일 독자들을 만나는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힘쓴 결과이다.
한국문학의 해외 소개는 단순히 책 몇 권 수출하는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작가와 작품을 통해 우리의 문학 세계와 수준, 문화와 정신을 알리고 국가의 품격과 이미지까지 높이는 일이다. 세계적 작가 한 명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터키의 국가브랜드를 단번에 높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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