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상황선체는 언제 어떻게 인양되나
두 동강난 채로 침몰한 천안함의 함수(艦首)와 함미(艦尾)의 위치가 29일 모두 파악됨에 따라 군 당국이 선체 인양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물론 군 당국은 실종자 탐색ㆍ구조 작전을 최우선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선체 내에 승조원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준장)은 이 날 브리핑에서 "실종 인원 탐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확인이 되고 난 이후에 인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체 인양은 현재 실종자 구조 작업에 투입돼 있는 함정이나 구조 장비로는 실행이 어렵다. 현장에 투입된 수상함 구난함인 광양함(2,597톤)의 인양 능력은 함수와 함미에 있는 각각 6.25톤, 12.5톤급 크레인이 전부다. 반파 됐다고 해도 천안함은 1,200톤 급에 달해 이 장비로는 인양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군은 민간 인양장비를 투입키로 했다.
합참은 "29일 오후 2,200톤급의 민간 크레인이 백령도 사고 해역을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다. 삼호I&D사가 보유한 '삼아 2200호'는 이 날 3척의 예인선에 이끌려 경남 거제를 출발해 4월 3일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 85m인 삼아 2200호는 총 중량의 약 90%인 2,000톤을 들어올리는 데에는 무리가 없어 천안함 인양이 가능하다. 군은 이와 함께 3,000톤급 바지선도 섭외했다. 이 바지선은 30일 오전 8시 경기 평택에서 출발, 31일 현장에 도착한다.
선체 인양은 가라앉은 선체를 어느 정도 띄울 수 있는지에 따라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격실을 밀폐하고 공기를 주입해 선체가 어느 정도 해저에서 떠오르게 되면 그 상태로 육지로 예인하는 방식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크레인으로 해상까지 끌어올린 뒤 바지선에 실어 인양한다.
인양에는 선박의 침몰 상황과 해류 속도 등 외부 여건도 변수가 된다. 구난 전문업체들은 "선체가 똑바로 서 있지 않을 경우 수중에서 이를 바로 세우고 나서 와이어로 각 부위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한층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 날 군 잠수요원들이 침몰 선체를 손으로 더듬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함수는 완전히 뒤집어진 채로, 함미는 90도 가량 옆으로 뉘어 있었다. 게다가 사고 해역의 물살이 빠르고 시계가 좋지 않아 선체 인양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2002년 2차 연평해전에서 침몰한 130톤급 고속정 참수리 357호도 침몰 53일, 인양작전 17일 만에 인양에 성공했다. 천안함 인양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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