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출판계의 최대 이슈는 전자책이다. 전자책 시장을 선점하려는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교보문고가 2월, 인터파크가 지난 24일 전자책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인터넷서점 예스24 등 국내 주요 서점과 출판사 등 10개 사가 뭉친 ㈜한국이퍼브가 4월 초부터 전자책 단말기와 콘텐츠 판매에 들어간다.
전자책이 한국에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말이지만, 컴퓨터에서 내려받아 저장한 뒤 모니터로 봐야 하는 형태여서 불편한데다 콘텐츠도 많지 않아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들을 끌어들이기엔 별 매력이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찾아보고 사서 읽을 수 있도록 '내 손 안의 도서관'을 구현한, 콘텐츠-단말기-무선 인터넷이 결합한 본격적인 전자책 시대는 올해가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열풍이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과, 미국에서 4월 3일 출시될 예정인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는 아마존의 '킨들' 등 기존 전자책 단말기와 나란히 전자책 시장을 놓고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전용 단말기 'SNE-60K'를 내놓은 교보문고는 이 단말기로 6만6,000여 종의 전자책을 비롯해 신문, 오디오북, 만화, 소설, 논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 30일 현재 교보문고의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는 <덕혜옹주> 다. 덕혜옹주>
인터파크가 선보인 전자책 서비스 '비스킷'은 일단 전용 단말기로 출발하지만, 앞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터파크는 영어 원서 100만 종과 국내도서 2만5,000여 종을 콘텐츠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어 원서는 미국 대형서점 반스앤노블이 거느린 출판사 스털링 등과 계약, 해외 베스트셀러를 실시간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현재 비스킷 베스트셀러 1위는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 . 맑고>
이 두 업체와 달리 한국이퍼브가 4월 6일부터 시작하는 전자책 서비스는 특정 서점이나 전용 단말기가 아니라 여러 서점에서 여러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이다. 한국이퍼브는 삼성전자의 'SNE-60'과 넥스트 파피루스의 '페이지원'을 시작으로 상반기 중 5종의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보급형 단말기부터 Wi-Fi가 지원되는 고급형 단말기까지 두루 쓸 수 있게 하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도 5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이퍼브는 5개 주요 서점(예스24,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리브로, 영풍문고)과 4개 출판사(북21, 북센, 민음사, 한길사) 등의 연합군이다. 이같은 연합형 전자책 서비스 업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보문고, 인터파크, 한국이퍼브 3사는 모두 전자책 외에 신문도 서비스한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한국 전자책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단행본, 신문, 단말기를 합쳐 2010년 845억원, 2011년 2,233억원, 2012년 4,1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전자책 단행본 시장만 보면, 그 규모는 2010년 158억원에서 2012년 881억원으로 급속히 커질 전망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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