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호기심과 아쉬움이 교차할 것이다. 지난 1월 해체 선언을 한 스콜피언스가 "정상에서 그만두고 싶다"며 내놓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완성도이기에"라는 의문은 첫 곡부터 휘발된다. 'Raised On Rock'은 말 그대로 록 분위기를 급피치로 올려 놓는다.
록 스피릿을 새삼 되새기려는 듯 'Rock Zone'과 'Let's Rock', 'Spirit Of Rock' 등 록을 이름에 새긴 곡명이 유난히 많다. 이들 곡들은 앨범 제목대로 '전갈'의 꼬리의 침 같은, 맹렬한 록 음악으로 귓전을 공습한다. 60대의 노장들은 그렇게 록의 세계를 질주하며 12곡의 신곡을 선사한다.
독일 록밴드임을 새삼 선언하는 듯한 'Lorelei'도 귀에 오래도록 머무는 곡. 'Holiday'와 'Still Loving You' 등을 떠올리게 하는 명품 록 발라드다. 코맹맹이 목소리의 클라우스 마이네와 전자음의 결합이 절묘하다.
아쉬움은 진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45년 묵은 이 노장 밴드를 만날 수 없다는 슬픔은 모든 노래가 멈춘 뒤 긴 그림자가 돼 드리운다. 노장들의 마지막 앨범은 흥겨움과 기쁨과 서글픔을 동시에 안겨주는 기이한 선물이다. 아무래도 그들의 복귀 선언을 기원해야 할 듯 하다. 소니뮤직코리아.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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