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제 출신의 미국 생물학자 프란시스코 아얄라(76)가 종교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존 템플턴 재단은 25일 “과학과 종교의 분리 및 상호 존중론을 전파한 아얄라 박사에게 2010년 템플턴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템플턴 상은 영국 투자자이자 뮤추얼 펀드의 개척자인 존 템플턴 경이 1973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영적 분야의 발전을 증진하는 데 헌신한 인물에게 시상된다.
아얄라 박사는 수상자 발표 후 성명을 내고 “과학과 종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두 분야는 서로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갖는 만큼 서로 모순관계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나의 과학적 업적과 사람들이 과학, 특히 진화론을 수용하게 만든 결과로 인해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화생물학자이자 유전학자인 아얄라 박사는 최전방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공격으로부터 다윈의 진화론을 보호해 왔다. 그는 수많은 강연과 저술을 통해 “성경은 종교적 진실에 관한 책이지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한 책이 아니다”라며 “성경이 마치 생물학이나 물리학의 기초 교과서인 것처럼 읽으려는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1960년 도미니크회의 사제 서품을 받은 아얄라는 이듬해 유전학을 공부하기 위해 종교계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으며, 현재 미국 UC 어바인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템플턴상의 시상식은 오는 5월 5일 영국 버킹엄궁에서 비공개로 열린다. 상금은 약 160만달러. 아얄라 박사는 이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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