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민주주의의 향배를 결정하는 총선(3월7일 시행) 개표 최종 결과가 26일 오후(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누리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과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의 ‘아라키야’가 제1당을 두고 한 두 석 차이의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둘 중 어느 당이 제1당에 오르더라도 내각구성 권리를 얻을 수 있는 과반수(163석)의석 확보에는 실패할 것이 분명해 한 동안 이라크 정정 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95% 개표 기준으로 봤을 경우 아라키야는 법치국가연합을 불과 1만1,000여 표 앞섰다. 의석수로 봤을 때 양 당은 최종적으로 각각 91석 정도씩을 확보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추정에 대해 파라지 알 하이다리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2위 간 의석 격차는 1~2석에 불과할 것”이라고 25일 내다봤다.
이렇게 초박빙 승부가 현실화하면 다수당은 당장 소수당들과 연합전선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라크헌법에 따르면 1석이라도 앞선 다수당은 총리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만, 의회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최종 인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새 정부를 꾸리지 못하는 위기에 빠진다. 따라서 다수당은 약 68석, 42석으로 각각 3, 4위가 예상되는 시아파 정파 연합 이라크국민연맹(INA)과 쿠르드연맹에 총리인준 지지확보를 위해 연합정부 참여를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총선 때도 이러한 연정구성 과정에 5개월이나 걸려 정치적 혼란이 오래 지속됐었다.
이런 가운데 말리키 현 총리의 법치국가연합이 연일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를 선관위에 요구하면서 “부정투표가 의심되는 만큼 개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최종결과 발표 후에도 선거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말리키 총리는 재검표 요구 시위를 지휘하면서 이라크에 ‘폭력의 날’이 올 수 있음을 시사,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라크 선관위는 26일 최종적으로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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