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초기 대응의 적절성을 놓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폭발 직후 생존자들이 구조되기까지 70분간의 상황을 놓고 증언들이 엇갈리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폭발 시각은 26일 오후 9시 30분께. 그 직후 함장이 이함(퇴함) 명령을 내리고 10시 40분께 생존자 58명이 구조됐다. 이 사이 천안함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 전 승조원에 대한 이함 통보 등 이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과 최원일 천안함장의 설명에 따르면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배가 두 동강이 나고 함미(艦尾)가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폭발로 엔진이 정지되고 함정 내 전력이 끊기면서 내부 통신이 두절됐고, 비상 전력도 가동되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벌어져 이함 통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최 함장은 휴대폰을 이용해 사고 소식을 상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청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천안함이 두 동강 나 침몰한 것은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당시 천안함의 급박함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해군의 생존자 구조 노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군은 9시 41분께 백령도에 있는 고속정 4척과 링스헬기 1대를 출동시켰고 9시 58분께 사고 수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침몰하는 함정에 있던 승조원을 직접 구한 것은 해경이었다. 이에 대해 군은 "고속정은 구조용 고무보트가 없는데다 파고가 3m로 매우 높아 함선 구조상 초계함에 직접 대 놓고 구조 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그래서 바다에 빠진 장병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해경이 보유한 고무보트인 립(고속단정)이 초계함 갑판에 모여 있던 생존자 대부분을 실어 해군 고속정 등에 옮겼다. 그 사이 해군 고속정과 헬기도 인근 수면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침몰 중인 천안함의 승조원들과 조우한 상태에서 40분 가량이나 직접 구조를 하지 못한 채 해경 구조정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응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종자 중 장교는 한 사람도 없고 부사관과 병사들만 포함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천안함의 폭발 당시 상황과 관련된 문제일 뿐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폭발이 함미에서 발생해 배 뒷부분부터 침몰하기 시작했는데 장교들이 근무하는 함교는 배 앞쪽의 상부에, 장교침실은 함교 바로 밑에 위치한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항공기나 함포 공격을 받으면 함교 등 상층부 근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크고 어뢰 등에 맞으면 하층 근무자의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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