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국헌신(爲國獻身)의 숭고한 정신이 한 세기를 넘어 5,000만의 가슴속에 살아 숨쉰 하루였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은 26일 국내ㆍ외 각지에서는 안 의사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특히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旅順)감옥에서는 남북이 하나가 됐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등 남한 대표단 100여명과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장 등 북한 대표단 6명은 다롄(大連)에서 남북공동추모미사를 가진 뒤 뤼순감옥으로 이동해 추모식을 열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의원 5명과 역사학자로 구성된 추모단도 뤼순감옥에서 추모식을 열고 '안중근 의사 만세'를 외쳤다.
이에 앞서 양측은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네 차례 만나 안중근 의사 추모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안 의사 의거 기념일인 10월 26일 평양에서 남북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황해도 신천 청계동 등 안 의사 생가 복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에 남아 있는 안 의사 자료를 수집 정리해 안중근 기념관 설립을 추진하고, 북측 차원에서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정운찬 총리 등 정부 인사, 안 의사 유족, 광복회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겨레의 등불, 평화의 횃불이라는 주제로 추념식이 열렸다. 정 총리는 추도사에서 "아직도 고인 유해를 찾지 못하는 것은 실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유해발굴추진단을 발족시키고 일본과 중국의 협조를 얻어 유해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념식 후 참석자들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광장까지 1㎞ 구간에서 취타대와 군악대 음악에 맞춰 평화대행진을 했다.
배화여고 등 서울 시내 10여개 학교에서는 학생 1만여명이 참여해 안 의사 공적 읽기, 헌시 낭독, 손도장 찍기 행사 등을 펼쳤다. 경기 안성시 미리내 성지에서는 안 의사 동상 제막식을 마친 뒤 제를 올렸고, 파주출판도시에서는 안 의사의 아명을 딴 응칠교 다리밟기 행사가 열렸다. 부산 을숙도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생 1,000여명이 안 의사에게 바치는 글짓기 대회에 참가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도 서울 도심과 경기 수원역 부근에서 차량 10여대를 동원, 안 의사 추모 행진을 벌이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네티즌들은 안중근의사숭모회와 보훈처, 주요포털 사이트 등에 마련된 사이버분향소에 헌화하고 고인의 뜻을 되새기는 등 인터넷 공간 추모 열기도 뜨거웠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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