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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기자의 패션파일] 인터스포츠 매장엔 축구선수가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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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기자의 패션파일] 인터스포츠 매장엔 축구선수가 있다? 없다?

입력
2010.03.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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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테니스만 쳤는데 판매사원이라니 처음엔 어색하고 적응이 힘들었죠. 레슨 받던 아이들이 매장에 들어서는 걸 보고 너무 당황해서 몸을 피한 적도 있어요. 지금요? 일부러 저를 찾아 라켓 상담을 받는 고객도 있으니 보람을 느껴요."

LG패션이 운영하는 스포츠멀티숍 인터스포츠 문정동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는 김봉규(29ㆍ사진)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20여 년을 코트에서 보낸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지난 1월 인터스포츠에 입사하기 전에는 인천 지역 한 초등학교의 테니스코치로 일했다. 그가 속한 인터스포츠 문정점과 4월9일 오픈 예정인 청주점에는 직원 50명중 10명이 선수 출신이다. 프로팀 축구 선수를 비롯 테니스, 야구, 정구, 산악, 수영 등 출신도 다양하다. 스포츠 선수들이 판매직원이 됐다니 청년실업이 심각하구나 싶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좀 다르다. 이들은 모두 인터스포츠가 특별히 채용한 전문 판매요원들이다.

사정은 이렇다. LG패션은 세계적인 스포츠 아웃도어 유통업체인 인터스포츠의 국내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전략적으로 전문가 수준의 구매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스포츠브랜드 및 유통점과 차별화를 위해 일반 판매사원 외에 스포츠 선수들을 판매직으로 뽑은 것이다.

김용석 인터스포츠 사업부 과장은 "눈에 보이는 판매율만 따지면 전문적인 판매사원들이 훨씬 높지만 스포츠상품은 일반 패션상품과는 달리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고객과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선수들을 판매사원으로 기용한 것이 타 업체와의 차별화는 물론 스포츠 전문점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 초보자부터 준 선수급으로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까지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로 라켓 고르는 법부터 테니스 폼 교정, 손목을 상하지 않게 이용하는 법 등 다양한 테니스 정보를 즉석에서 제공한다. 탄탄한 내공이 소문이 나면서 구매와 상관없이 김씨를 찾아 조언을 듣는 고객도 생기고 "레슨을 해줄 수 없느냐"는 제안도 심심찮게 들어온다. 김씨는 "이것도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니 즐겁다"고 했다.

스포츠ㆍ아웃도어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는 업체의 노력도 다양화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문화강좌를 유치하고 유명 스포츠 스타나 산악인, 탐험대 등을 후원하는 것도 일상적이 됐다. 그러나 정작 돈 내고 상품을 사주는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인터스포츠의 선수 출신 판매직원 고용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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