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한 녹색 성장이 강조되는 시대, 미래 도로의 주인공은 전기 자동차다. 전기차 상용화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감축을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촉진해야 할 당위와 의무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적 변화에서 결코 예외일 순 없다.
저속 전기차가 다음달 14일부터 서울 시내 일반 도로를 달린다. 저속 전기차의 등장은 우리나라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다. 전기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기술과 여건이 충분치 못한 상황이지만 일반 시민에게 전기차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의 전기차 개발ㆍ보급 전략이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시점이다.
물론 저속 전기차는 시민들이 선뜻 구매ㆍ운행에 나서기 어렵게 하는 단점들을 갖고 있다. 대당 가격(1,500만~2,000만원)도 경차(900만~1,000만원)보다 비싸고 취득세ㆍ등록세 면제와 같은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원도 없다. 운행 중 편리하게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도 크게 모자라고, 비교적 장거리를 운행하기엔 배터리의 충전 능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 표준 마련, 배터리 개발,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 작업 등이 진행 중인 만큼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기차 상용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의 정책적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고속 전기차 상용화 시대를 염두에 두고 저속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 미국 일본 캐나다에서는 경찰의 주차단속ㆍ방범순찰, 관공서 업무연락 등에 전기차가 투입되는 등 공공 부문에서 전기차의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전기차 사용 범위를 다양화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면 일반 시민들의 전기차 이용도 수월해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IT)에 이어 전기차 산업도 선도할 수 있도록 공공ㆍ민간 부문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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