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음악감독이었던 홍연택 선생의 말러 시리즈를 기리는 의미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하게 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1985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단 25주년 기념 연주회를 지휘하는 박은성(65)씨의 말이다.
국내 1세대 지휘자인 고 홍연택이 창단한 코리안심포니는 국립극장 전속 관현악단을 거쳐 2001년 예술의전당 상주 교향악단으로 자리잡았다. 박씨는 2대 음악감독 김민씨에 이어 2007년부터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이 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다. 박씨는 "IMF 사태로 기업 지원이 끊기면서 직면했던 해체 위기는 우리 교향악단 최대의 사건이었다"며 "현재 단원 80명에 대한 보수 등으로 정부에서 받고 있는 지원금(25억원)을 현실화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단원 45명으로 시작한 코리안심포니는 "얼마 안 가 문닫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기획공연 및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등 국립예술단체 반주 등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 국내 교향악단의 토양을 살찌우는 데 기여했다. 1985년 3월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단 연주회를 연 이래 '5천명 대합창 연주회'(1989년), 예술의전당 개관 기념 오페라 '시집가는 날'(1993년), 파바로티ㆍ도밍고ㆍ카레라스가 함께 선 '쓰리 테너 콘서트'(2001년)와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 영결식 연주 등으로 화제에 올랐다. 매년 90여 차례의 연주회를 개최하는 등 대중과 클래식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해 왔다.
창단 25주년 기념 연주회는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이날 공연에서는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등을 들려준다. 2008년 모스크바 국제청소년피아노콩쿠르, 지난해 하마마쓰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예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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