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강선마을에 사는 회사원 송인호(40)씨는 26일부터 출ㆍ퇴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할 생각이다. 이날 집 바로 앞에 자전거 공공대여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집에서 주엽역까지 15분간 걸어간 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시청 인근으로 출근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500여m쯤 떨어진 주엽역에 수분 만에 도착해 역 인근 무인 대여소에 주차해 둔 뒤 출근하면 돼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
공공임대자전거 사업 피프틴(Fifteen)이 26일 오후 2시 일산 문화공원에서 열리는 개통식을 시작으로 고양시 전역에서 시작된다. 대화역 등 주요 역사와 상가 밀집 지역, 초ㆍ중ㆍ고교 등 70곳에 설치된 대여소에서 자전거 1,600대가 이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9월에는 대여소 55곳(자전거 1,400대)이 추가로 문을 연다.
피프틴이란
피프틴은 2007년 시가 자전거 시범도시로 선정된 이후 준비해 온 사업이다. 국내 최초로 민간 기업(에코바이크)이 116억원을 투입해 기반 시설 및 장비를 마련했다. 피프틴이란 명칭은 자전거의 평균 속도인 시속 15㎞에서 따왔다.
시내 곳곳에 마련된 대여소에서는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빌린 자전거는 시내 아무 대여소든 도착해 반납하면 된다. 회원 1년 이용료는 6만원, 6개월은 4만원. 비회원 1회 이용료은 2,000원이다. 요금은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낼 수 있다. 에코바이크 관계자는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Velib) 운영 방식을 참조했다”며 “현재 경남 창원시와 대전에서 공공 자전거 임대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민간 업체가 사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자전거 타 보니
본격 운행을 이틀 앞둔 24일 자전거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공원 대여소를 찾았다. 대여소에는 무인 단말기 키오스크(Kiosk)를 중심으로 좌우에 자전거 30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키오스크 센서에 초록색 회원 카드를 댔더니 1~30번의 주차대 중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주차대의 번호가 표시됐다. 17번 단추를 눌렀더니 ‘삐빅’하는 가벼운 알림음과 함께 17번 자전거 주차대에서 불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30초 안에 자전거를 수령하면 된다. 주차대에서 자전거를 가볍게 당기니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자전거가 쉽게 빠져 나왔다.
특수 제작된 자전거는 3단 기어 변속기 부착돼 있어 평지는 물론,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도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디자인도 도시 미관에 어울리도록 초록색으로 둥글게 만들어졌다. 옷이 체인에 닿아 더럽혀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인 덮개도 씌워져 있었다. 바퀴 크기 역시 지름 22인치 정도로 줄여 남녀노소 모두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또 야간에 탈 수 있도록 자가 발전식 LED전조등을 달았다. 자전거 앞에는 간단한 짐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도 마련됐다.
이곳에서 약 500m거리에 있는 남정시티프라자 대여소까지 폐달을 밟았다. 소요 시간 3분여. 대여소의 빈 주차대에 자전거를 갖다 댔더니 ‘삐빅’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 장치가 작동했다.
하지만 같은 자전거를 일정 시간 이상 탈 수 없도록 한 점은 불편했다. 회원은 30분 이상, 비회원은 2시간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정해진 시간 이상 자전거를 사용하려면 일단 자전거를 대여소에 갖다 놓은 뒤 다시 빌려야 한다. 회원의 경우 같은 자전거를 30분 이상 사용하면 30분 초과에 500원, 1시간 초과에 1,500원의 과금을 내야 한다.
글ㆍ사진=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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