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종교계 원로들과의 대화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천주교 주교회의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이 대통령은 종교계 원로 및 지도자와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구체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계를 끌어안으려는 이 대통령의 심정은 이날 김운회 천주교 춘천교구 교구장 착좌식(취임식)에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보내 축하메시지를 전달한 데서 잘 드러났다. 지난해 천주교 수원교구장 착좌식에 축전만 보냈던 이 대통령이 이번에는 참모까지 보냈다.
이 대통령은 축하메시지에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모두의 소임이며 환경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되살아난 자연을 모두가 골고루 누리도록 하는 것 또한 우리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생명과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첫 출발"이라며 "이를 위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화합의 지혜를 모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계의 이해 속에 4대강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또 청와대, 정부, 한나라당이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종교계와의 소통'에 적극 나섰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봉은사 외압설'파문에 따른 불교계 일부의 이상 기류도 이런 움직임을 재촉한 듯하다. 청와대의 경우 불자모임 '청불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최근 서울 삼청동 안국선원에서 법회를 개최한 데 이어 앞으로 매달 정기법회를 봉행하기로 했다. 이달 31일 김백준 총무기획관 등을 중심으로 출범할 청와대 가톨릭 신도회'청가회'도 천주교와의 접촉면을 넓힐 예정이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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