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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新성장시대 열어라] <2부> 4. 스마트폰, 사람과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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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新성장시대 열어라] <2부> 4. 스마트폰, 사람과 세상을 바꾸다

입력
2010.03.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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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하기 어렵다? PC처럼 쉽게 검색! 한국형 스마트폰 진화

최근 스마트폰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기존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은 물론, 검색 광고시장, 콘텐츠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스마트폰을 축으로 한 변화의 중심에는 애플과 구글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무료로 제공해 3월 현재 전세계 49개국, 60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26개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애플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650만대를 넘어섰으며, 2014년까지 총 7,200만대의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 시장점유율 18%를 기록하며 윈도우 모바일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국내 제조업체 최초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안드로원(LG-KH5200)을 출시했다. 이는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빨리 보급되고 대중화되는 데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이 모바일 웹의 핵심 기능인 검색을 안드로이드 기반에서 PC처럼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편화되고 보급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진입 장벽이 높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23일 LG전자 서울 가산동 MC(휴대폰)사업본부 MC연구소에서 안드로원 개발에 참여한 핵심 연구원 4인방을 만났다.

LG전자 김민철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은 비싸다,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안드로원을 만들었다"며 "스마트폰은 PC처럼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는 데 편하게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쿼티 키패드를 채용했다"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LG전자 프리미엄 제품 프라다폰에 쿼티 키패드도 개발한 바 있다.

그는 "구글 안드로이드는 미국의 철학이나 문화에 특화된 사용자환경(UI)을 갖추고 있어 한국 사용자들이 쓰기 쉽고, 이용하기 쉽게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했다"며 "지난해 유럽에서 먼저 출시한 수출용 제품을 2개월동안 내수용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MC연구소에서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은 40명. 하드웨어는 김민철 책임연구원이, 소프트웨어는 장재준 책임연구원이 지휘를 맡았다.

장 책임연구원은 "2007년 말부터 안드로이드 OS 플랫폼을 연구했는데도 막상 안드로이드가 탑재폰을 만드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칠 때가 많았다"며 "피처폰(일반휴대폰)이면 오류가 발생하는 원인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텐데, 스마트폰은 구도가 달라서 오류를 찾아내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 밖에서도 휴대폰으로 PC처럼 편하게 메일을 주고 받으며, 오픈 마켓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구입하고, 필요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UI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안드로원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개발킷(SDK) 1.5버전을 탑재했고, 쿼티 키패드로 터치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스마트폰 입문자들은 미니 컴퓨터를 쓰는 것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안드로이드에 LG전자 UI를 덮어 씌워 스마트폰 주소록 서비스 등 국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하는데도 신경썼다"고 말했다. 안드로원은 휴대폰의 모든 주소록을 손 쉽게 옮기고 관리할 수 있도록 주소록 서비스를 만들었다.

가격도 혁신적이다. 스마트폰은 보통 100만원대 고가라는 인식을 깨고 60만원에 출고했다. KT는 "LG 안드로원을 국민 스마트폰으로 만들겠다"며 "보조금 혜택을 넓혀 2년 약정할인까지 받으면 10만원대 구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안드로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동통신사 KT와 의견조율 하는 부분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수시로 찾아와 제품 검사를 하고 개발 모델의 변경사항을 요구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통신사 기지국 한개당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서 통화품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기지국 커버력을 높이게 단말 자체에서 수신 신호를 2배정도 강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때문에 수출용보다 파워를 2배 늘렸다"고 말했다.

김동욱 주임연구원은 "스마트폰하면 보통 어렵다는 인식부터 갖는데, 안드로원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PC처럼 쉽게 쓸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강화하고, 가격대도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준비하면서 국내팀, 해외팀으로 나눠져있던 MC연구소를 조직개편하고 스마트폰 전담 팀을 만들었다. 160명으로 구성된 스마트폰 팀은 올 상반기에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버전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 고유 기능에 PDA, 모바일 PC 등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응용프로그램과 인터넷 기능이 결합된 휴대용 기기를 말한다. 손 안의 작은 컴퓨터로도 불리며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 접속은 물론 음악,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 '통신업체와 협력' 오픈전략의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아이폰 열풍을 잠재울 대항마로 구글 안드로이드가 떠오르고 있다. 아이폰은 핵심 기능이나 부품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인수합병(M&A)를 통해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반면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공개하고, 이동통신제조업체 및 서비스제공사업자와 협력하는 등 오픈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해 2009년 4월에는 아이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을 최초로 선보인 곳은 노키아였지만 스마트폰의 핵심적인 OS를 개발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모바일 윈도우) 등이 스마트폰 시장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가 4월에 안드로이드 2.1버전을 출시할 예정이고, 팬택도 삼성과 같은 버전의 '시리우스'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올 한 해 동안 출시할 안드로이드 모델만 총 10종이 넘는다.

스마트폰은 국내 휴대폰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통신시장이 음성통화 중심에서 데이터 이용 중심으로 바뀌는 동안 IT강국을 자부하던 한국은 위피(한국형 표준 모바일 플랫폼)제도 의무화 등 각종 규제를 내세우며 산업발전, 기술발전에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미국, 유럽보다 스마트폰 출시가 1년 반 이상 뒤쳐졌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세계 큰 흐름을 읽어내지 못한 채 휴대폰 하드웨어 바꾸기에만 급급했다. 터치폰, 카메라 화소, 아몰레드(AMOLED), DMB 기능 등 기존 제품에 단순히 디자인만 강화하는 수준임에도 고가정책을 고수, 스스로 우물안 개구리임을 자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러다 보니 북미시장에서 판매되는 휴대폰 2대 중 1대는 한국산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정작 세계 통신시장 흐름의 큰 변화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방법은 LCD, 쿼티키패드, 터치스크린, 사용자환경(UI)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무선인터넷 환경이 발달된 지역일수록 이용률이 빠르게 증가한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125만명으로 전체 통신시장의 2.5%에 불과하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인식은 여전히 피처폰(일반 휴대폰)을 바라보던 시각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때문에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신고하고 주의해야 할 규제 사안들이 너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스마트폰 기능이 통신 보안을 이유로 못쓰도록 막아 놓는 국내 관련법도 많아 답답하다"고 전했다.

이 사이에 구글은 오픈정책을 통해 안드로이드를 개방하고,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은 모바일 검색에 최적화한 구글 검색을 사용하면서 이용률을 증가시켰다. 구글은 또 모바일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점점 더 새로운 수익 모델들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구글이 지난 수년간 여러 소프트웨어업체들과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적인 통신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았듯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니터링 하면서 공격적인 제휴나 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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